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 5일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격하게 비난하면서 DJP공조의 전면 복원을 선언했다. 부산에서 8일간의 휴가를 마치고 귀경한 JP는 마포당사에서 작심한 듯 30여분간 거침없이 속내를 털어놓았다.JP는 특히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뱀은 건드리지 않으면 덤비지 않는다. 독사만 독이 있는 게 아니다. 어떤 뱀이라도 자신을 보호할 독은 있다"는 등 신랄한 어조로 이 총재를 겨낭했다.
_신년휘호는 정했나.
"연말에 조반역리(造反逆理)라고 썼다. 우리 당에 있을 일(강창희ㆍ姜昌熙 부총재 등의 반발)을 이미 예상하고 쓴 말이다."
_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만나는가.
"만난다. 지금 가지는 못하는데 이제 우리 당은 적극적으로 움직여 사는 길을 찾을 것이다. 이 나라를 마치 남의 나라 다루듯이 하는 사람(이회창 총재를 지칭)이 있는데 우린 적극적으로 책임을 완수할 것이다."
_야당에서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위한 국회법 개정을 고려한다는데.
"언제는 그런 소리 안 했나. 총무끼리 만나서 다 처리키로 해놓고 어떻게 했느냐."
_이회창 총재와 만날 계획은.
"없어."(갑자기 고함을 치며)
_강창희 부총재를 설득할 계획은.
"난 당의 공식결정(제명결정)을 존중한다."
_YS와 만날 계획은.
"한번 뵙고 싶은데 아직 기회가 없다."
_김종호(金宗鎬) 총재대행이 사견임을 전제로 중임제 개헌을 얘기했는데.
"정치하는 사람이 사견이 없을 수 있나. 하지만 조직원으로 합의가 된 것은 마음에 부족한 점이 있어도 따라야지."
_합당설이 여전한데.
"없다. 그런 거. 이 정권은 우리가 협력해 세운 것인 만큼 잘되게 할 책임이 (나에게)있다.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게 하는 게 나라에 봉사하는 것이다.
우리 당이 비록 약하지만 총력으로 힘을 보탤 것이다. 내가 있기 전에 정당이 있고 정당도 대한민국을 위해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때문에 대한민국이 있는 게 아니다.
상생이란 것은 상대가 살고 내가 사는 것이지 내가 살고 다음에 상대가 사는 게 아니다.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야당이) 4~5개월씩 국회를 공전시켰다. 나는 잘 하는데 너는 시원찮다고 맨날 그러는데 그러면 안 된다."
_교섭단체구성은.
"언제 만들어도 만든다. 3명의 의원이 온 걸 탓하는데 1996년에는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이 우리 당에서 3명을 빼갔다. 도지사까지 데려갔는데 당시 이회창씨는 당 고문이었다."
_한나라당이 이적에 반발하는데.
"내가 한 것은 상관 없고 남이 한 것은 시비를 거는 식이다. 자기(이회창 총재)보다 내가 더 정치 오래 했다. 더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별별 소리 다 들으면서도 참고 여기까지 왔다. 자기가 뭘 안다고 그래. 여긴 5,600만명이 사는 대한민국이지 한나라당 나라가 아니다."
_무슨 뜻인가.
"사(私)를 버리면 앞이 보인다. 벌써 뭐가 다 된 것처럼 세상을 어지럽히는데 대인의 품위가 아니다. 자민련을 깔아뭉개려는 발상은 있을 수 없다. 한번 해봐, 깔아뭉개지나.
오늘 살려고 내일 죽을 수 없다고 누가(강창희 부총재 지칭) 말하던데 오늘을 살려는 게 아니라 내일을 열기 위해 우리 당이 발버둥치는 것이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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