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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 영화 - 버티칼 리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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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 영화 - 버티칼 리미트

입력
200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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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높이 8,611m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카라코람 산맥의 최고봉이자 세계 제2의 고봉이다. 정식 이름은 '고드윈 오스턴' 으로 K2는 인도측량국 기호인 '카라코람 2호'의 약자. 1954년 이탈리아의 아르디토 데시오 팀이 첫 등반에 성공한 악명 높은 산이다.산에 오르는 순간, 인간은 신이 된다. 산은 눈보라 만큼이나 자주 인간에게 삶과 죽음의 길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한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인간의 정복 욕구는 곧 스스로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자유와도 맞물려 있다.

'버티칼 리비트(Vertical Limit)'의 피터(크리스 오도넬)와 애니(로빈 튜니) 도 그 선택으로 상처를 받은 남매이다. 세계 최고의 산악인 아버지는 사고로 한 로프에 셋이 매달리게 되자 피터에게 로프를 자르라고 명령한다.

"동생 애니를 죽이고 싶으냐" 고 소리친다. 피터는 로프를 끊어 아버지를 벼랑으로 떨어뜨리고, 애니는 아버지를 포기한 오빠를 용서하지 못한다.

3년후 피터는 히말라야 야생동물 촬영 중 연락을 끊고 지내던 동생 애니가 부유한 사업가 본(빌 팩스턴)의 등반대로 K2에 오르기 위해 베이스캠프에 와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K2를 자신의 항공기 사업의 홍보장으로 이용하려던 본의 야심은 거대한 눈사태로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몇 시간 후 애니는 낙담해 있는 피터에게 무전을 보내고, 피터와 음울한 분위기의 몽고메리 윅(스콧 글렌)은 3명의 조난자를 찾아 나선다.

사실 이런 산악영화에서 최고의 주인공은 산이다.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가진 아름다운 생명을 한숨에 삼켜 버리는 산보다 더 악랄한 악역이란 존재하지 못한다.

영화의 촬영은 뉴질랜드 북쪽의 '쿡' 산에서 진행됐지만, 산의 배경은 모두 K2이다. 촬영팀은 6,000㎙의 높이에 올라 K2의 장관을 담아냈다.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선적이다. 목숨을 걸고 조난자를 등반하러 나선 윅과 본의 '구원(舊怨)'이 없었더라면 더욱 지루할 뻔했다.

자신의 생명을 위해 아버지의 로프를 끊은 오빠를 미워하는 애니의 심리가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 아니라 그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표현되는 것도 이야기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애초 이런 영화는 스토리나 배우 보다는 '스펙터클'에 치중한다. 주연 배우의 지명도나 스토리 모두 이 법칙을 뒷받침한다. 장엄하고, 그만큼 음험한 산의 이중적 마력을 현란한 카메라로 담아낸 볼거리용 영화이다.

'버티칼 리미트' 는 인간의 생존 한계 고도라는 뜻으로 산악인들에게는 '지옥' 이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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