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한ㆍ일 올스타 대 세계올스타전을 취재하는 동안 일본 고교축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현재 일본에서는 제79회 전국고교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고교축구 유일의 전국대회로 그 권위는 대단하다.3,990개팀이 지역예선을 거쳐 49개팀이 구랍 30일부터 본선을 벌이고 있다. 결승이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대회의 위상을 상징한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우리 청소년축구가 일본에 뒤지기 시작했는데 그 결과가 최근 국가대표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는 국내 축구인들의 말이 실감날 정도로 한ㆍ일 고교축구에는 많은 차이가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첫째, 경기장이 달랐다. 인조잔디나 맨땅 구장을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의 고교축구는 100% 잔디구장에서 열린다. 두번째 차이는 저변. 일본은 고교 팀만 4,000여 개에 달한다.
우리는 고작 80개정도. 관중의 차이도 있다. 3일 전국고교대회 16강전이 열린 요코하마 미쓰자와공원 구기장에는 7,000여명이 입장했다. 입장료가 1,000엔~1,500엔으로 고가인데도 그렇다.
두 아들과 경기장을 찾은 마쓰즈카(松塚ㆍ40)씨는 "고교축구 마니아도 많다"고 들려주었다. 팸플릿도 다르다. 110쪽짜리 일본고교축구 팸플릿(1,000엔)은 한국 프로축구 팸플릿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전력분석 등 내용도 알차다.
'경기장에서 선수를 구타하지 말 것' 등의 문구가 등장하는 국내 고교축구 팸플릿과는 격조가 다르다. 마지막으로 취재열기도 비교가 안 된다. 대회가 워낙 권위있다 보니 취재진만 50명이 넘는다.
한국은 취재진 없이 치르는 대회도 많다. 두 나라 고교축구의 차이가 이처럼 크다는 점은 두 나라 축구의 상반된 미래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요코하마(일본)에서
김정호 체육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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