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활약이 눈부셔, 이들을 위한 연기상을 따로 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의 우리 극장가는 인간 대 동물과 애니 캐릭터 대결이라 할수 있을 정도. '102 달마시안'의 점박이 개와 '치킨런'의 주둥이 큰 닭이 활개를 친 극장가에 맞서 비디오 쪽에는 돼지, 말, 개, 고양이, 쥐, 닭 등이 총출동하였다.
존 스티븐슨 감독의 1999년 작 '애니멀 팜 (Animal Farm)'(전체, 크림)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 농장'을 비교적 충실하게 영화로 옮겼다.
인간에게 착취당하던 동물들이 인간을 내쫓고 그들만의 농장을 세워 독재로 치닫는다는 소설 내용은 1917년 2월의 러시아 혁명에서부터 1943년의 테헤란 회담에 이르는 구 소련의 스탈린 독재를, 더 나아가서는 역사상의 모든 독재 국가를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하게 마련이다" 라는 명제를 깐 이 우화는 논술 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필독서. 영화로 전체 분위기를 파악한 후, 책을 꼼꼼히 읽는 쉬운 이해법을 권하고 싶다.
'애니멀 팜'의 감독 존은 '꼬마 돼지 베이브' '닥터 두리틀' '101마리 달마시안' 등 동물 출연이 많은 영화에서 주요 스태프로 활동하다 '애니멀 팜'으로 감독에 데뷔했다.
따라서 '애니멀 팜'의 동물조련 솜씨는 신기에 가깝다. 목소리 연기까지 빼어나 컴퓨터 그래픽의 힘을 빌렸다는 사실을 잊게 한다. 술에 절어 사는 게으른 농장주로 직접 출연하면서 회의적인 당나귀 벤자민의 목소리를 연기한 피트 포슬스웨이트를 비롯하여, 패트릭 스튜어트, 피터 유스티노프, 이안 홀롬 등 헤비급 연기파 배우들이 목소리를 빌려주었다.
탐욕스럽고 게으른 인간들, 먹이 주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혹독하게 일만 시키는 인간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애니멀리즘으로 뭉쳐 봉기하는 가축들.
양측의 대결, 비열한 타협, 예정된 몰락사가 그림처럼 아름다운 전원을 배경으로 하여 비극성을 더해준다.
감상 포인트/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함부로 대해선 안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