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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참전兵 우라늄탄 후유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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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참전兵 우라늄탄 후유증 논란

입력
2001.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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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발칸분쟁에 개입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병사들이 백혈병 등으로 잇달아 사망하면서 유럽에 '발칸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발칸 신드롬은 1994~1995년 보스니아, 1999년 코소보에서 사용됐던 미군의 열화(劣化)우랴늄탄 영향으로 추정되는 이상질병 증후군이다. 참전병사 10여명이 암으로 숨졌고 수십명이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

지금까지 열화우라늄탄의 인체유해 가능성을 부인하며 대책마련에 소극적이던 나토는 3일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9일 최고정책결정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와 정치위원회를 소집해 논의키로 결정했다.

이탈리아에서만 6번째의 희생자가 나타나는 등 나토 회원국에서 피해사례가 속속 보고되면서 정밀조사와 자료공개 요구를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줄리아노 아마토 이탈리아 총리는 3일 "우리가 열화우라늄탄의 내막과 특성에 관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국제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전면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1995년부터 유고 지역에 6만여명의 병력과 1만5,000명의 민간요원을 파견했으며 지난 11월 백혈병으로 숨진 보스니아 파견 병사를 비롯 6명이 목숨을 잃었고 총 30여명의 병사들이 열화우라늄탄에 오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메 가마 포르투갈 외무장관과 루이 미셸 벨기에 외무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탈리아의 입장에 가세, 공동조사와 함께 EU 국방장관회담을 제의했다. 벨기에는 발칸지역에 파견됐던 병사들 중 9명이 암 진단을 받아 5명이 사망했고, 네덜란드에서도 사망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포르투갈 스페인 핀란드 터키 영국 등에서는 아직 발병자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파견 병사 전원을 대상으로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나토는 정밀조사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인체유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나토 대변인은 3일 "현재까지의 연구결과 인간이 질병에 걸릴 정도로 열화우라늄을 흡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열화우라늄을 직접 섭취했을 경우 질병에 걸릴 수는 있으나 "열화우라늄탄 잔존물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상의 위험은 수은 납 등의 중금속에 노출됐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병사들이 방사능오염과 직접 관련됐다는 충분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여전히 의혹을 떨치지 못하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 열화우라늄탄이란

열화우라늄(depleted uranium) 처리를 해 강철이나 콩크리트를 뚫고 들어가는 관통력을 높인 탄환ㆍ포탄ㆍ폭탄의 총칭이다. 발칸 분쟁 당시 세르비아군의 탱크와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사용됐으며 폭발 시 발생하는 먼지에 우라늄 잔존물이 섞여 있어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나토 관계자들은 미 공군기가 1994~1995년까지 보스니아에서 1만발 이상을 사용한데 이어 1999년 코소보에서도 3만여발 이상을 사용했다고 시인했다.

1991년 이라크에서도 사용됐고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이 질환을 앓는 '걸프전 신드롬'이 여전히 사회적 논란거리다. 주한 미군도 다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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