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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박미경 변신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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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한 박미경 변신은 어디까지

입력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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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여섯의 뱀띠 가수 박미경이 뱀띠 해를 맞아 바쁜 활동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그 나이에, 그것도 댄스 음악으로 가요계에 자신의 입지를 갖게 된 것은 항상 변신을 선도해 온 부지런함 덕분이다.그에게는 10대 가수보다 더한 자신감이 넘친다. "나이 생각하면 가수생활 못하지요. 외국 가수들처럼 팬들과 같이 늙어가며 추억을 공유하는 것도 행복하지 않겠어요?"

성격도 자신의 노래처럼 시원시원하고 거침이 없다. 얼마전 SBS '결혼할까요''노처녀 서바이벌'특집에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했다.

"이쁘게 봐주세요""제발 절 찍어주세요"하며 '킹카'들의 구애를 갈구하던 동료들과는 달리 그는 "폭탄이라도 좋다. 내게만 와 다오"를 외쳤다. "그런데 정말 '폭탄'이 걸려버린 거 있죠."

1985년 '민들레 홀씨되어'로 데뷔한 이후 한동안 발라드 가수로 남아 있던 그는 1994년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놀랍도록 파워풀한 댄스가수로 변신했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여가수와 남자 래퍼, 안무팀의 구성을 가장 먼저 시도했고 가창력과 시원시원한 무대 매너로 남성 팬 못지않은 많은 여성 팬을 확보했다. 나이를 느낄 수 없는 과감한 비주얼로 '섹시'와 '파워'의 대명사처럼 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그는 의표를 찌르는 변신으로 성공했다. '섹시'와 '노출'이 여가수 변신의 키워드가 되어 버린지 오래지만 5집 '벌'에서 그는 목 위까지 달라붙는 복고풍의 의상을 선보였다.

"노출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 때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다. '느끼한'표정으로 승부하는 말초적인 섹슈얼리티가 아닌 연륜있는 섹시함을 추구하고 싶다고 한다.

"감추어진 데서 은은히 풍기는 느낌이지요. 어린 나이의 예쁜 얼굴과 몸매가 아니라 사랑도 알고, 아이도 낳아 보고 그래야 진정한 섹시함을 갖출 것 같아요."

'이유같지 않은 이유' '이브의 경고'와 같은 박미경식 댄스곡을 만든 히트작곡가 천성일과 4년 만에 재결합한 이번 앨범은 30, 40대가 들어도 편안하고 경쾌하다. 보이스 레슨을 통해 더욱 완숙해진 목소리는 그저 '질러대는'창법이 아닌 소울의 느낌이 담겨 있다.

타이틀곡 '벌(罰)'은 떠나가는 남자를 향한 '경고성'노래의 완결편이기도 하다. '떠나 잔인하게 잊어줄게/ 좀더 살아보면 알겠지만/ 누군가에게서 잊혀진다는 건/참 무서운 벌이거든.'

그는 또다시 변신을 꿈꾼다. 다음 음반에서는 재즈와 블루스를 부르는 박미경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새 앨범 준비를 하는 1년 6개월 동안 재즈보컬리스트 윤희정 선생님을 통해 보컬 강습을 받았어요. 본래 좋아하던 음악이었으니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에게서 감도는 팽팽한 긴장감과 자신감의 원천을 알 것 같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인기와 성공이 단지 '이름값'에 기대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는 더욱 반가운 가수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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