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스크린 스타는 브라운관으로, 탤런트는 스크린으로의 대이동이 시작되고 있다.강수연을 비롯한 영화 배우들은 연초에 시작하는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촬영중에 있고,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차인표 등 여러 탤런트들은 조만간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강수연의 드라마 출연이다. 강수연이 85년 MBC '당신' 이후 16년만에 안방극장에서 모습을 드러낼 드라마는 2월 6일부터 방송될 사극 '여인천하' 이다.
'용의 눈물' 의 김재형PD가 연출할 '여인천하' 에서 강수연은 조선 중종 때 관비의 딸로 태어나 정경부인에 오르는 정난정 역을 맡는다.
요즘 거세게 일고 있는 방송 3사의 사극 바람에 힘입어 이목구비가 뚜렷한 한국적 미인으로 꼽히는 강수연은 2월부터 방송할 MBC 사극 '풍운' 과 KBS '명성황후' 제작진으로부터도 출연 제의를 받았으나 '여인 천하' 에 출연하기로 했다.
지난해 영화 '미인' 에서 파격적인 노출과 섹스신으로 눈길을 끌었던 이지현은 10일 시작될 SBS 월화 드라마 '순자' 에서 주인공 역을 맡는다.
연속극에 처음 출연하는 이지현은 시골 출신에서 연예계 스타로 성장하는 영화배우 역을 연기한다.
영화에서 연기는 없이 몸매만을 보여줬다는 혹평도 받았던 이지현이 '순자' 에서 일상성을 드러내야 하는 드라마를 통해 어떤 연기를 펼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거짓말' 의 김태현, '여고 괴담' 의 윤지혜 등도 곧 브라운관에 진출할 예정이다.
브라운관 스타들의 스크린 진출은 더 활발하다. 제일 먼저 스크린을 수놓을 스타는 이나영이다. 그는 이미 촬영이 끝나 2월 17일 개봉할 영화 '천사몽' 에서 홍콩스타 여명과 호흡을 맞췄다.
무엇보다 지난해 안방 최고 스타로 부상했던 '가을 동화' 의 원빈, '허준' 의 전광렬, '안녕 내사랑' 과 '여자 만세' 의 채림이 올해 영화에 전념할 계획이다.]
영화출연을 한번도 하지 않은 이들은 현재 4~5개 영화 출연제의를 받고 있다. 전광렬은 2월에 촬영할 영화 '베사메무초' 에서 이미숙과 함께 남녀 주연을 맡았다.
채림은 "연기의 폭과 활동 영역을 넓혀보고 싶어 드라마 활동을 잠시 접고 영화에만 출연하고 싶다" 고 말했다.
원빈 역시 "드라마는 늘 일정에 쫓기게 되므로 캐릭터를 체질화할 시간이 별로 없는데 영화는 배역 연구할 시간이 충분해 자신만의 연기 색깔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고 영화출연 이유를 밝혔다.
MBC '황금시대' 의 남녀 주인공 차인표와 김혜수도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영화 촬영에 들어간다. 차인표는 미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있는 육상효 감독의 '아이언 팜' 에 출연계약을 해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김혜수는 영화 '신라의 달밤' 의 촬영을 2월부터 시작한다.
영화와 드라마간의 연기자 교류는 연기폭을 넓혀주고 좋은 배우를 육성시킨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화적 연기와 드라마적 연기가 다르고 제작 환경도 차이가 있는데, 인기만을 담보로 스타 중심의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곧 무대를 바꿀 연기자들은, 그들처럼 전철을 밟았던 많은 스타들이 관객이나 시청자의 비판을 받았던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자들의 장르간 이동은 올 연예계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고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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