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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신년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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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신년특집

입력
2001.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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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들은 해가 바뀌면 신년특집을 싣는다. 그 해에 무엇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 것인가를 우선 고려하지만,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요소도 주제 선택의 기준이 된다.신문사 나름대로의 판단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각 신문을 비교해 보면 특집 내용이 비슷한 것보다는 다른 것이 더 많은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거의 모든 신문들이 경제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한국 경제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앞으로 전망은 어떠냐는 것이다. 결론도 비슷했다.

다시 한번 뛰자는 것이다. 세계경제의 움직임도 동시에 보도했다. 우리 경제가 '세계화'했다는 방증이다. 어느새 모두가 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큼, 그렇다고 언론이 판단할 만큼, 되어버렸다.

그만큼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일까, 아니면 경제가 이데올로기의 자리를 대신하는 현상이 본격화하는 과정일까.

■어쨌든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일상의 삶이 고통스럽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고통지수'라는 것이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실업률을 더한 다음 소득증가율을 뺀 수치다. 미국 대선에서 집권당의 업적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됐지만, 최근에는 체감경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영향력 있는 와튼 계량경제연구소와 데이터 리소시스 인스티튜트의 추정에 따르면 올해 우리 국민의 고통은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즈음 유행어 중에 '3등석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 비행기 이코노미석(3등석)의 좁은 자리에서 장시간 앉아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병이다.

다리에 피가 통하지 않아 겪는 고통인데, 얼마 전 이로 인해 사망 승객이 있었다. 이 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비행 중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데, 신년 경제특집을 보면 우리는 그저 비행기에 타고 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든다.

/ 이상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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