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평촌 등 수도권 신도시 일대에 추진중인 고속ㆍ시외버스터미널 건립사업이 지지부진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인구증가에 따라 넓고 쾌적한 터미널 확보가 시급한데도 업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각종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은 낡고 좁은 기존 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성남시는 당초 작년 9월 기존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터미널을 분당신도시 야탑동에 위치한 분당터미널로 이전키로 했다.
지하 4층, 지상7층, 연면적 6만여평 규모의 분당터미널은 서울 강남터미널에 이어 국내 2번째 규모로 분당신도시의 새 명물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터미널이 이전되면 이용객도 현재 하루 평균 1만여명보다 20~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운수업자들이 "지하1층에 있는 승차장이 차량들이 뿜어내는 배기가스를 제대로 환기시킬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이전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반면 시공자인 한국부동산신탁측은 "업자들이 기존 모란터미널에 비해 비싼 임대료를 깎기 위해 입주를 일부러 지연시키고 있다"며 맞서고 있어 개장이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난방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1,000평 남짓한 모란터미널에서 불편을 겪고 있으며 새 터미널에서 개장과 함께 영업을 시작하려던 상인 2,000여명이 입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일산신도시 백석동 일대에 1994년부터 추진돼온 고양시 일산고속버스터미널 사업은 현재까지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
당초 ㈜전일이 사업을 추진하다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지난해 초 ㈜일산터미널유통이 이 일대 9,000여평에 터미널과 함께 지하 5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여평 규모의 쇼핑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그러나 이 업체는 토지공사측에 185억원중 계약금 10%가량만 지급하고 지금까지 중도금을 내지 못하고 있어 또 다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해 있다.
이 때문에 하루 평균 3,000명에 달하는 이용객들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1,500평 남짓한 기존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화정터미널을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97년부터 평촌신도시 농수산물센터 옆 5,500여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추진돼온 안양시외버스터미널 사업도 소음과 먼지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와 사업시행자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사업시행자인 ㈜경보측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건축허가 만료시점인 작년 12월까지 착공조차 못해 안양시가 건축허가를 취소한 후로 아직 별다른 대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안양 지역에는 별도의 버스터미널이 없어 주민들이 안양역, 호계동, 비산동 일대 간이정류장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루 빨리 터미널사업을 확정지어야 하는데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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