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노태우(盧泰愚)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은 3일 신년 인사차 자택을 찾아 온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여당에 대한 비판과 고언을 쏟아냈다.김 전 대통령은 "나는 이미 겪은 일이지만 김대중(金大中)씨는 하산할 때 조심해야 한다"며 '하산(下山)론'을 폈다. 노 전대통령은 김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주문했으며, 전 전 대통령은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을 찾아온 김 대표에게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씨가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걱정이다"고 말하는 등 여전히 독설을 퍼부었다. 그러나 YS는 김 대표를 대문 앞까지 배웅하는 등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YS는 공개석상에서 하산론을 편 뒤 30여분간 김 대표와 단독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YS는 "정치를 오래 했지만 국회의원 빌려주기는 처음이다. 코미디도 아니고."라며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이적을 비판했다고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이 전했다. 김 대표가 "여당 지도부는 몰랐다"고 하자 YS는 "그런 거짓말을 믿을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YS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징수가 지연되는 것을 따진 뒤 "지역감정을 없애자는 것은 좋은데, 정작 문제는 편중인사다. 나하고 화합하자고 하는데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노 전 대통령은 "나도 (임기말에) 탈당하고 중립내각을 구성했는데 김 대통령도 지금 충분히 그런 결단을 할 수 있는 분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김 대통령은 '당은 김대표에게 맡기고 나는 경제 회복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는데 진정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은 "어렵다고 하는데 역사에서 태평성대를 노래한 기간은 많지 않다"며 "정부ㆍ여당은 원칙과 순리에 따라 해야지 변칙적 술수를 쓰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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