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강사 홍유경(27)씨는 지난해 말 인터넷 대화방에서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한 네티즌이 채팅 도중 욕 섞인 글을 보내며 추근대기에 무시하자 '○○는 매춘부'란 글을 대화방 가득 도배한 후 접속을 끊어버렸다.격분한 김씨는 결국 사이트 운영자에 의뢰해 해당ID 이용자를 몰아냈지만 "아직 치가 떨린다"고 분개했다.
인터넷인구 1,500만 명을 넘어서며 채팅이 포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통해 일상화하면서 언어폭력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사이버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한 이같은 폭력은 개인은 물론, 인터넷공간을 황폐화시킨다. 채팅 방이란 일,학업 등에 지친 마음을 이웃과 가벼운 잡담으로 풀기위해 모인 공간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화의 형식과 내용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게 바람직하다. 대화방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채팅용어도 좋지만 지나친 사용은 말의 왜곡을 통해 이용자의 마음까지 구부러뜨릴 수 있다.
유니텔 건전한 통신을 위한 모임 박호상 (朴皓相ㆍ30) 대표는 "무절제한 대화를 금지하기 위해 ID를 실명화하는 방안도 있지만 법적 규제보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고 말했다.
황종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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