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은 하루종일 세배객들로 북적거렸다. 김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거실에서 손님을 맞았는데, 오가는 사람들로 앉아 있을 틈조차 없었다.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1,500여명에 이르는 손님이 왔다"며 "대선을 앞두고 그만큼 기대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상도동에는 민주당 이인제 김근태 최고위원, 한나라당 최병렬 부총재 김덕룡 의원, 고건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모습을 나타냈는데, 이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큰 절을 하는 열성을 보였다.
와병 중인 최형우 전 의원이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오자 김 전 대통령은 "최 전 장관에게 불행한 일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에 온 청와대 남궁진 정무수석에게는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수성 전 총리,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등도 왔으며, 한나라당 홍사덕 국회부의장, 강삼재 하순봉 부총재, 민주당 유용태 이희규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김 전 대통령은 세배객들이 향후 정국전망을 묻자 논어에서 인용한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ㆍ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위정자가 설 수 없다)'라는 신년휘호를 내보이면서 "김대중씨가 불행한 길을 가고 있다"고 답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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