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올해 6ㆍ15 공동선언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남북문제를 풀어가고 실용주의적인 경제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1일 사실상 신년사인 노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 등 3개 신문 공동사설 '고난의 행군에서 승리한 기세로 새 세기의 진격로를 열어 나가자' 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현 시기 중대하고도 원칙적인 문제는 6ㆍ15 공동선언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혀 2000년의 연장선상에서 대남 관계를 풀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한은 외세와의 공조 포기, 연방제 통일방안 추구, 국가보안법을 지칭하는 '법률적 제도적 장애제거' 등 종래 주장을 반복했다.
북한은 또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면 그 어떤 나라든지 관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정권 교체 등을 감안했기 때문인지 대외문제를 짤막하게 언급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실사구시적인 태도를 보였다. 북한은 "21세기에 상응한 국가경제력을 다지는 것 보다 중대한 과업은 없다"며 "인민경제의 기술적 재건은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노후화한 생산설비의 정비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효율성을 강조한 '우리식 경제관리체계'를 거론한 점이 주목된다.
정치 분야에서는 대외 개방에 따른 내부규율 이완을 방지하려는 의지가 강조됐다. 이런 맥락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주 정치, 단결의 정치, 애국애족의 정치의 실천을 지칭하는 '사회주의 붉은 기 진군'이 새로운 구호로 등장했다.
서동만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올 공동사설의 논조는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이는 북한에게 다른 선택이 없는데다 대미관계의 유동성이 크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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