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때아닌 겨울철 홍역이 확산되고 있다. 각급 학교의 겨울방학에다 영하권 추위 등 전염병 감소요인에도 불구, 일부 지역은 한달 사이에 홍역(의증 포함)환자가 무려 100배 가까이 증가했고, 의사들까지 홍역에 감염돼 충격을 주고 있다.2일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발생한 홍역환자는 총 3만1,09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1~10월 5,533명이었던 환자수는 11월 한달 동안에만 1만917명(35%) 발생한데 이어 12월에는 사상 최다인 1만4,640명(40%)으로 늘어났다.
12월 한달간 지역별 환자는 서울이 3,39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1,574명, 경기 1,348명, 충북 1,170명 등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경우 11월 15명에 불과했으나 12월에는 1,098명이나 발생해 100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충남 서산은 고열과 심한 기침, 피부발진 등 증세가 심한 7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50여명은 통원치료중이다. 더욱이 S대병원 레지던트 3명이 최근 홍역에 감염됐던 것으로 확인돼 의료기관 종사자도 홍역비상이 걸렸다.
겨울철에 홍역환자가 오히려 늘고 있는 이유는 백신 재접종을 받지 않은 10세 전후 학생들의 감염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역환자 중 80%는 10세 전후의 초등학생과 1세 미만의 영아다.
국립보건원 이종구 방역과장은 "홍역예방을 위해서는 10세 전후의 허약한 학생은 재접종을, 6~12개월 영아는 조기접종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의대 김경효 교수는 "홍역은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10∼15%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현재 유행하고 있는 홍역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걸리면서 퍼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4~6세 아동 70만명에 대해 예방백신 재접종을 실시하고 있으나 홍보부족으로 서울 등 도시지역은 재접종률이 40%선에 그치고 있다.
김진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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