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게 됐을 때, 지상에 남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닥칠 가장 큰 고통은 무엇일까. 애통함? 상실감(喪失感)? 또는.그리움?"천만의 말씀!."이라고 종신보험 설계사들은 말한다. 종신보험이 국내에 소개된 이래 한 차원 높은 생활설계 서비스를 자처하고 있는 이들은 '정서' 보다는 냉혹한 '현실'을 환기한다.
이들은 "가장이 살았을 경우 누릴 수 있었던 '경제적 안정'의 붕괴, 그로 인한 가정의 황폐화가 남은 가족을 끝까지 괴롭힐 것"이라고 단정한다.
'어떤 경우의 사망이나 사고에도 가정의 재정적 안정을 보장한다'는 종신보험이 올 해 생명보험 시장의 최고 상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초부터 일부 외국계 보험사들부터 판매에 들어간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인데다 보험료가 비싸 그동안 중산층 이상 전문직 종사자를 중심으로 판매활동이 이루어졌다
. 그러나 최근 약관 대출을 이용한 노후자금 활용 가능성, 유산(遺産) 저축 기능 등 '부가 효과'가 강조되면서 새로운 '안심 재테크' 수단으로 폭넓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신보험, 무엇이 다른가
이전의 생보 상품에 비해 보장의 기간과 범위가 뚜렷이 다르다.
지금까지의 생보 상품은 일정 시점까지 보장기간을 정했으나,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된다.
보장기간을 정할 경우 만기가 지나면 약정 보험금 대신 그에 훨씬 못미치는 만기환급금을 받게 되지만, 종신보험은 언제 사망해도 약정 보험금을 받게 된다.
보장의 범위는 지금까지의 생보 상품이 사고, 재해, 질병 등 사망의 특정 요인을 구분하고, 해당 경우에만 약정 보험금을 지급하는 식이었으나, 종신보험은 모든 사망에 대해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계약자가 어떻게 사망했는 지에 관계없이 모든 경우 약정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종신보험의 재테크 기능
저축이나 투자만 재테크는 아니다. 이전 생보 상품과의 다른 점 때문에 종신보험은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종신보험은 계약 단계에서 가족의 평생 소요자금과 자금의 이용 시점 등을 충분히 감안해 상품을 구성하기 때문에 가장(계약자)이 언제 어떻게 사고를 당해도 남은 가족에게 필요한 자금이 보장된다. 따라서 계약 단계에서 이미 가족 단위의 재테크 준비를 하는 셈이 된다.
또 종신보험은 어떤 경우든 사망 때 약정 보험금을 100%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손에 대한 유산(遺産) 저축 기능을 갖는다. 37세인 김씨가 현재 주계약 1억원짜리 종신보험에 가입했다면, 김씨는 지금 7살인 아들에게 최소 1억원의 유산을 준비한 셈이 된다.
또 일정 기간 후 계약자 명의를 자녀로 돌릴 경우 상속세, 또는 증여세를 절세할 수 있는 길도 있다.
유산까지 남길 여유가 없다면 김씨는 사망한 후 받게 될 약정 보험금을 '약관대출'을 활용해 미리 노후 자금으로 쓸 수도 있다.
예컨데 김씨가 여타 특약을 포함해서 월 23만원씩 60세까지 납입해 납입보험료가 약 5,800여만원이 됐다면, 일반적으로 해약환급금 약 5,500만원의 90%까지 연리 9.5%의 금리로 앞당겨 쓸 수 있다. 이 경우 김씨가 사망한 후 유족이 받게 될 보험금은 약정 1억원에서 약관대출 이용금액 등을 제한 4,000여만원이 된다.
▲종신보험 상품 유형
유형 ING 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와 대한생명, 삼성, 교보 등 국내 대부분 생보사들이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앞두고 다양한 종신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종신보험 상품은 대부분 종신 주계약에 보험금 추가 지급 등을 정한 정기특약, 가계수입을 보장하는 수입보장특약, 재해사망특약, 질병 및 치료 보장 특약 등을 더해 구성된다.
특약조건이나 약정 보험금, 서비스의 차이 등 변수가 워낙 많아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서비스와 안정성을 내세우는 외국계 보험사 상품의 보험료가 좀 비싼 편이다.
반면 방대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 교보, 대한 등 국내 대형 생보사들은 '규모의 경제'에 따른 사업비 절감폭을 보험료에 반영, '싼 보험료로 동질의 서비스와 보장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주요 생보사 종신보험료를 동일 조건에서 비교한 결과 주계약 보험료에서 10% 이상의 가격차가 나타났는데, 세부 비교치는 별표와 같다.
▲종신보험 가입 시 유의할 점
종신보험은 '맞춤보험'이기 때문에 계약 단계에서 분석하는 가족단위의 평생자금계획 자체를 얼마나 성실하고 치밀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자녀출생부터 시작해서 교육비, 비상준비금, 노후자금 등 평생경비에 대해 먼저 계약자 스스로가 충분히 생각하고 이를 상품구성에 반영해야 한다.
아울러 종신보험은 특약을 통해 웬만한 여타 보험의 보장기능을 흡수할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중복을 피하려면 보험 설계사와 상의해 기존의 여타 보험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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