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청에서 17년간 함께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해온 동료의 동갑내기 아들과 사위가 사법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광주 북구 환경미화원 배정석(56ㆍ북구 우산동)씨의 장남 영철(32ㆍ고려대 법대졸)씨와 박창원(55ㆍ남구 양림동)씨의 사위 김국종(32ㆍ전남대 법대졸)씨가 사법시험 합격자에 포함됐다.
배씨와 박씨는 1978년과 83년 각각 북구청 미화원으로 임용돼 한 직장에서 근무해 온 각별한 친구사이. 주위 사람들도 어려운 환경속에서 묵묵히 자식들의 뜻을 펼치기 위해 고생해 온 이들의 정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1995년 대학을 졸업한 영철씨는 97년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고배를 마셨고 지난해 다시 1차에 합격한 뒤 이번 최종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광주시 가로환경 미화원 노동조합 총무부장을 맡고 있는 배씨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2남2녀를 모두 대학에 보냈고 오랫동안 장남의 사법고시를 뒷바라지해 왔다.
배씨는 "아들이 매번 안타깝게 떨어질 때 마음이 아팠다"며 "낮은 편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씻어주는 훌륭한 법조인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것을 풍족하게 해주지 못해 항상 아들에게 미안했다"며 "아들이 공부하느라 혼기를 놓친 게 안타까웠는데 이제 소원을 이뤘으니 빨리 결혼해 화목한 가정을 꾸렸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동료 미화원들이 기피하는 곳을 자진해 청소할 정도로 직장내에서 '모범생'으로 소문난 박씨는 "경기도에서 학교 교사생활을 하면서 남편 뒷바라지를 하는 등 고생한 딸이 자랑스럽다"며 "사위가 이렇게 큰 선물을 가져다 줘 친자식의 합격소식보다 더 기쁘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30일 오전 종무식 때 두사람에게 장한 어버이상을 주기로했다.
배정석(오른쪽)씨와 박창원씨가 29일 아들과 사위가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에 서로를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광주=김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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