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양지에치(楊潔竹+處ㆍ50) 외교부 부(副)부장을 주미대사로, 리 자오싱(李肇星) 주미대사는 외교부 부부장으로 자리를 바꿔 임명했다고 중국관영 신화(新華)통신이 27일 보도했다..1980년대부터 외교부 북미국 부국장으로서 대미정책수립에 깊이 관여해온 楊 신임대사는 외교부에서 최고의 미국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90년대 초에는 주미 부대사를 지냈고, 외교부장 보좌관으로 일하다 98년 3월 부부장으로 승진하면서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과 함께 일해왔다.
그는 화려한 대미경력을 지닌 만큼 미국내 주요 인사들과의 교분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楊 신임 대사가 지난 70년대부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집안과 오랜 친구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평(鄧小平)의 통역으로 일하기도 했던 楊 신임 대사는 부시 당선자의 아버지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티베트를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기도 했다.
전임 대사인 李 부부장은 그 동안 미 국무부와 마찰을 빚어 왔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강화를 위해 그를 기용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3년간 주미 대사를 맡아온 李 부부장은 지난해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유고슬라비아 공습 당시 중국 대사관 피폭사건, 핵무기관련 비밀 절취 사건 등으로 미국을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부시 당선자가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니라 전략적 경쟁자로 보는 관점에도 불구하고 楊 신임 대사의 부임으로 양국 관계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楊 신임 대사는 지난해 중ㆍ미 관계정상화 20주년 기념 포럼에서 "중ㆍ미관계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에 필수적"이라며 "다만 대만 문제에 있어서 주권과 영토보전에 대한 상호존중, 내정문제에 대한 불간섭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楊 신임대사가 중국에 강경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무마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할지 주목된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