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1월 데뷔한 S.E.S. 정말 '요정' 처럼 데뷔했다. 그래서 4인조 핑클이 뒤이어 나왔을 때만 해도 핑클은 그들 한참 뒤에 서 있었다.'S.E.S 개념을 카피한 그룹' 정도로만 생각됐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국내 활동에 전념한 핑클과 달리 일본 진출 진출에 열을 올렸던 S.E.S는 국내 음반판매에서 핑클에게 최고 그룹의 자리를 빼앗겼다. S.E.S의 고급주의 전략과 핑클의 대중주의 전략은 후자가 더 강력했다.
4집을 들고 나온 S.E.S. 앨범 재킷 속 S.E.S는 여전히 신비로운 화장과 의상으로 눈길을 잡는다. 사실 요즘 인기를 끄는 대부분의 그룹처럼 S.E.S도 나올 때마다 '표절'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이번에는 아예 일본 작곡가의 원곡을 들고 나왔다. 타이틀 '감싸 안으며'는 일본인 작곡가 시마노 사토시의 곡으로 일본 R&B의 선두주자인 '미샤'가 불러 크게 히트한 곡이다.
편곡자 강원석이 원곡에 비해 리듬감을 더욱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업비트 R&B로 세련된 곡 진행에 R&B 보컬의 매력이 한층 더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서브 타이틀이 될 가능성이 큰 'Be Natural'은 바다의 성숙한 리드 보컬에서 힙합의 그루브감이 매우 강하게 전달된다. 재즈적 분위기도 풍기는데, 이들의 전담 작곡가인 유영진의 곡이다.
한결 성숙한 느낌이지만 음식으로 치면 좀 느끼한 맛이 강해 우리나라 가요 시장에서 얼마나 선풍을 일으킬 지는 미지수이다.
4집 '그린랜드에서 온 편지'는 전반적으로 이국적 정취와 성숙함이 눈에 띄는 음반이다. 최근 그룹의 분위기가 '귀여운 소녀' 풍에서 '성숙한 여성' 분위기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이들은 1월초부터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멤버중 한명이 검찰로부터 부정입학 관련 여부를 수사받고 있는 중이어서 음반 발매 시기가 적절한 편은 아니지만 방송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관심거리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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