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주류와 여권에서 4년 중임 정.부통령제 개헌 필요성을 공공연히 제기하는 가운데 내각제가 당론인 자민련까지 동조하고 나섰다.김종호 총재대행은 28일 송년기자간담회에서 현행 5년 단임의 대통령제를 4년 중임 정.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에 개헌론 얘기가 많이 나올테니 한마디 하겠다"며 운을 뗀뒤 사전에 준비한 기색이 역력한 개헌론을 일목요연하게 전개했다.
"5년 단임의 현 대통령제는 벌써 4번째로 레임덕에다 책임도 없는 아주 좋지않은 제도다.
장기집권을 막는다는 취지도 이미 퇴색했다. 개인적으로 4년 중임, 정.부통령제가 좋다고 생각한다."
김 대행은 사견이라는 전제와 함께 "내각제가 정 안된다면" "김종필 명예총재의 의중은 여전히 내각제다"등의 단서를 달았지만 사족에 불과한 느낌을 줬다.
김 대행이 이날 내각제 당론을 아예 무시하듯 "2002년 대선에서 우리당도 후보를 내겠다"며 중임제 개헌론을 꺼낸 것은 준비한 정치적 포석이다.
민주당과 자민련의 합당도 어렵고 내각제 주장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보다 현실적인 중임제 개헌론으로 '반 이회창' 세력을 하나로 묶어보자는 의도다.
특히 중임제 개헌론이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취임한 것을 시작으로 집중적으로 나오는 모양새는 사전교감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실제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23일 경희대 특강에서, 불과 하루전인 27일에는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똑같은 주장을 폈다.
한나라당 김덕룡 부총재 역시 같은 주장을 편지 오래다.
특히 김중권 대표와의 사전교감 흔적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당사자들은 부인하지만 김대표는 22일 JP와 김종호대행을 잇달아 만난 후 중임제 개헌론을 계속 제기했다.
김 대표는 28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내각제가 가장 좋지만 안될 경우 정.부통령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며 김 대행의 발언과 거의 토씨도 바꾸지 않은 주장을 폈다.
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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