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하월곡동 속칭 '미아리 텍사스' 윤락녀들이 통장으로 '월급'을 받고 있다.이는 "그날 그날 윤락녀들에게 현찰로 화대를 줄 경우 포주가 빼돌릴 우려가 있고, 윤락녀들이 금방 돈을 써버리기 때문에 자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서울 종암경찰서(서장 김강자ㆍ金康子)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미아리 텍사스에 새로 들어오는 윤락녀들은 출근 첫날 전입신고처럼 통장을 실명으로 개설하고 있다.
종암경찰서가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며 통장으로 윤락녀들의 임금이 입금됐는지, 아니면 포주의 호주머니로 그냥 들어가 버렸는지를 점검하기 때문.
주변 은행들도 예금 수신고가 덩달아 올라 재미를 보고 있다. 심지어 '미아리 텍사스' 전담직원을 두고 윤락녀들에게 통장 개설을 도와주면서 돈을 거둬 대신 입금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현재 '미아리 텍사스'에는 750여명의 윤락녀가 있으며, 이들의 월급은 200만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이 관여하는 윤락녀들의 통장월급제에 대해 윤락을 허용하는 것이라는 논란도 없지 않다.
여성민우회 정강자(鄭康子) 상임대표는 "경찰이 사실상 현행법상 금지된 매매춘과 공창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윤락녀 임금과 관련한 업주들의 농간이 있다면 친목모임 지원 등 경찰이 간접적으로 도와줘야지 통장까지 점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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