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 핵가족화, 밀집화.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나타난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상이다. 2000년 11월1일 0시를 기준으로 한 이 통계는 인구ㆍ가구ㆍ주택에 관한 잠정치이며 세부 분석결과는 내년 9월께 발표될 예정이다.
▲조밀해진 인구환경
인구증가율은 1990~95년 2.8%(4,341만1,000명→4,460만9,000명)였으나 1995~2000년 3.4%(4,460만9,000명→4,612만5,000명)로 다소 높아졌다. 조사 때보다 2개월이 지난 금년 말 인구는 4,700만명을 넘어설 것(4,702만명)으로 추정된다.
남성인구는 2,214만8,000명, 여성은 2,297만7,000명이었다. 여성 100명당 남성수를 나타내는 성비(性比)는 100.7로 5년전보다 0.1포인트 개선됐다.
우리나라 전 국민을 국토 위에 같은 거리로 세울 경우 사람과 사람 간격(인구접근도)은 50㎙다. 97년보다 70㎝ 줄었다. 인구증가로 상대적 국토면적이 비좁아진 것이다.
인구밀도도 95년보다 13명 늘어난 462명/㎢에 달했다.
▲핵가족화
전국의 총 가구수(기숙사처럼 집단거주는 가구개념에서 제외)는 95년 1,295만8,000가구에서 현재 1,431만8,000가구로 10.5%나 늘어났다.
인구증가율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이 때문에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는 90년 3.8명에서 95년 3.4명, 올해엔 3.1명으로 줄었다. 이젠 '4인 가족' 아닌 '3인 가족'이 우리나라의 표준가구가 된 셈이다.
자녀는 덜 낳고, 노부모를 모시는 집안도 적어지고, 대신 이혼, 독립세대를 구성하는 자녀는 늘어난 결과다.
도시화 지난 5년 동안 인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경기 고양시(일산)다. 95년 51만8,000명에서 76만4,000명으로 24만6,000명(47.5%)이나 늘었다. 2위 수원, 3위 시흥 등 서울 인근 위성도시들의 인구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95년 1,000만명을 넘었던 서울 인구는 989만명으로 5년새 34만명 감소했다. 그러나 경기도 인구는 무려 133만명이나 늘었다.
결국 수도권인구는 2,134만7,000명에 달해 인구 집중도가 5년전 45.3%에서 올해엔 46.3%로 심화했다. 전국민의 절반 가량이 서울 인천 경기에 거주하는 비정상적 분포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밀집화 전국의 주택수 1,149만3,000호 가운데 단독주택은 37.3%, 아파트는 47.8%다.
95년만해도 아파트(37.7%)보다 단독주택(46.9%)이 훨씬 많았다. 현재 연립ㆍ다세대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 비중은 59.3%에 달한다.
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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