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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유로 지는 달러 - 세계 경제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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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유로 지는 달러 - 세계 경제판도 바뀌나

입력
2000.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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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호황을 누려온 미국 경제의 둔화 조짐 속에서 미국 그림자에 눌려 맥을 못추던 유럽 경제는 되살아나고 있다.지난 여름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최근 4년 이래 최저치로 뚝 떨어져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올해 1989년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인 3.4%의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EU 올 3.4%성장 예상 유로화 회복등 청신호

▲유럽

유럽 경제 회복세는 출범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던 유로화의 가치가 최근 급격히 회복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유로화는 11월말 0.8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한 달 동안 10%이상을 회복, 현재 0.93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달러화에 대해서는 5개월, 일본의 엔화에 대해서는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유럽의 경제 성장은 기본적으로 15개 EU 회원국들의 경제 기초가 튼튼한데다 올들어 역외 수출이 크게 증가한데 힘입었다.

각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미국식의 경제확대 정책으로 기울면서 통화 및 재정 긴축을 완화, 투자와 소비가 활발해진 것이 주효했다. 또 유로화 약세가 유럽 기업들의 수출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다.

내년에도 유럽 경제의 전망은 건실하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내년도 유로화권의 경제성장률이 최고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치는 반면 유로화권은 2.9%에 달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이 미국을 앞설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최근 유럽은 자력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년내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로화는 내년 여름에는 대 달러 환율이 1대 1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미국 경제 호황으로 지난 1994년이후 연간 수천억 달러씩 미국으로 빠져나갔던 유럽의 투자 자금들이 속속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로화의 회복세는 자본유출 흐름의 개선 때문이며 미국 경제의 경착륙이 심화할 경우 유럽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美, 경기선행지수 추락세 R&D투자 냉랭 둔화뚜렷

▲미국

미국 경제의 둔화 조짐은 여러 지표상에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민간 경제분석 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27일 "지난 11월의 경기선행지수가 105.3으로 10월에 비해 0.2% 떨어졌다"면서 "이는 내년 상반기 경제성장 둔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컨퍼런스 보드는 "향후 3~6개월의 경기 동향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8개월동안 단 한 차례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기업의 내년도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은 6.5%에 그쳐 지난해의 9.8%, 올해의 10.3% 수준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조사기업인 배텔/R&D는 "R&D 투자 증가율의 둔화는 미국의 신경제를 주도해온 첨단기술산업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첨단기술산업의 어려움은 닷컴 기업들의 12월 해고 규모가 1만459명으로 최고기록을 깬 데서도 나타난다. 닷컴 기업의 해고 규모는 7개월째 계속 증가추세를 유지하고 있는데 부문별로는 컨설팅, 금융, 정보서비스 등 인터넷 분야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온라인 소매기업이다.

유럽 경제가 미국 경제와 어깨를 견주려면 유럽 각국 정부가 통화와 세제정책, 규제완화 등에 관한 개혁의 속도가 현재의 수준대로, 경제성장 속도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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