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계' 발행인 고(故) 장준하(張俊河) 선생의 석연치않은 사망과정이 25년만에 공식적인 역사의 재조명을 받게 됐다.부인 김희숙(金熙淑ㆍ75) 여사 등 유족과 '장준하 선생 기념사업회'는 27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사인 규명을 청원하는 진정서를 접수시켰다.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62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한 장 선생은 유신 직후인 73년 '민주회복을 위한 개헌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주도, 긴급조치 1호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이듬해 형집행정지로 석방됐으며, 이후에도 유신철폐운동을 계속하던 중 75년 8월(당시 57세) 경기 포천군 이동면 약사봉에서 밑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당시 당국은 단순 실족사로 처리했으나 숱한 의문점으로 인해 '암살'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기념사업회는 진정서에서 ▦사인이 실족에 의한 뇌진탕이 아니라 둔기에 의한 후두부 함몰로 추정되고 ▦실족사일 경우 당연히 나타나는 골절이 없으며 ▦팔 등에 의문의 주사자국이 있는 점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또 사고를 취재하던 기자가 검찰에 연행되고, 인근 군부대의 조사가 상부의 명령으로 중단된 점 등도 의문점으로 들었다.
김 여사는 "언젠가 이런 날이 꼭 오리라 믿었다"며 "이제라도 진상이 명확히 밝혀져 아내 된 도리를 다할 수 있게 해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의문사진상규명위에는 이날까지 장 선생과 최종길(崔鍾吉) 전 서울대 법대 교수의 케이스를 포함, 총 14건의 진정서가 접수됐다. 위원회는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진정접수마감을 새해 연휴를 감안, 내년 1월2일까지로 연장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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