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월 23일 드라마 형식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온 방송이 선을 보였다. 미국 ABC방송이 8부작 '뿌리' 를 방송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세계 방송에 미니 시리즈라는 드라마 형식을 자리잡게 한 것이다. 물론 치열한 시청률 경쟁의 산물이자 경제ㆍ사회적 변화에 맞춘 것이었다.내년 초 우리 방송에도 드라마 형식에 변화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SBS가 1월 8일부터 매주 월요일 1~ 4회 정도의 단막극 또는 미니 시리즈를 선보인다.
SBS는 '오픈 드라마' 라는 제목으로 주제와 소재에 따라 횟수를 달리하는 미니 드라마를 방송할 예정이다.
구본근 PD는 "1~ 4회 방영분량의 드라마는 시청률 경쟁에서 벗어나 자유스럽고 신선한 형식을 실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드라마는 이미 일본 NHK에서 지난해 도입해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 있다. 몇 년전 KBS도 4~ 6부작 길이의 드라마 '인간극장'을 시험적으로 방영했었다.
현재 방영중인 단막극 KBS '드라마시티' 와 MBC '베스트극장' 와 함께 1~4회 형식의 미니극이 본격 도입되면 사전 전작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어 시청률에 관계없이 작품성과 독창성으로 승부를 거는 드라마 풍토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인 작가, 연출자, 연기자 등에게 기회를 줘 드라마 인력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MBC '베스트 극장' 을 통해 배출된 작가 최완규 정성희 정성주 등이 요즘 중견 작가로 ?발히 활동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경험없는 연기자의 연기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져 인기만 갖고 큰 드라마에 출연하는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다.
MBC 장수봉 PD는 "미니드라마는 신인 PD 뿐만 아니라 매너리즘에 빠진 기성 PD들에게도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연출력을 배가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의 도입 전제는 방송사들이 교양, 다큐멘터리 등 다른 장르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연속극의 수를 줄이는 것. SBS는 기존의 연속극을 그대로 방송하고 편법으로 미니드라마를 하나 더 신설할 계획이다.
미니드라마가 독창성과 실험성 없이 기존의 진부한 드라마 내용과 형식의 재탕을 한다면 시청자들 역시 시선을 주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