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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소녀' 격투끝 강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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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소녀' 격투끝 강도 잡아

입력
200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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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배운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한밤 자신의 집에 침입한 강도를 격투끝에 붙잡았다.27일 서울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모(20.무직.주거부정)씨는 26일 밤 11시35분께부모가 연말 모임차 집을 비우고 중학교 3년생인 안모(15)양과 남동생(9)이 집을 지키고 있던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4층 건물의 안모(39.사업)씨 옥탑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잠겨있지 않은 현관문을 통해 들어온 이씨는 거실에서 TV를 보던 안양을 흉기로위협하며 남동생이 잠을 자던 안방으로 들어가라고 협박했고, 안양은 이씨의 말을듣는 척하다가 방문입구에서 갑자기 이씨에게 덤벼들었다.

격투끝에 안양은 이씨로부터 흉기를 빼앗아 이씨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세차례찔렀고, 갑작스런 반격에 놀란 이씨는 도망쳐 나와 30여m 떨어진 4층 건물로 달아나 숨었으나 안양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결국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양은 흉기를 빼앗는 과정에서 오른손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고, 격투 와중에 이씨로부터 5∼6회 주먹으로 얼굴을 맞기도 했으나 이씨를 물리쳤다.

167㎝ 키에 75㎏ 체중으로 동급생과 비교해 건장한 체격의 안양은 "초등학교때태권도를 배웠는데 부모님도 없는 상황에서 동생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도 모르게 강도에게 덤벼들었다"고 말했다.

170㎝대 초반에 다소 마른 체격인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정한 직업도 없는데다 춥고 배가 고파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강도짓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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