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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압작전 안팎 / 헬기바람 천막청소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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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압작전 안팎 / 헬기바람 천막청소 위력

입력
200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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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경기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 농성노조원 해산작전에 대해 경찰은 "불상사를 막기 위해 치약을 짜듯 빠져나갈 구멍을 내주는 진압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경찰이 내부적으로 붙인 작전명도 '낮은 단계의 해산 유도 작전'이었다.

경찰은 작전 시점에 대해서도 "파업 참가자들이 지쳐 분위기가 '차라리 빨리 경찰이 들어와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기울때까지 기다렸다"고 밝혔다.

○.이날 진압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했던 '헬기 바람을 이용한 천막 청소'는 사전에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경찰은 당초부터 노조원들이 운동장 둘레에 빼곡히 설치해 놓은 100여채의 천막이 '매끄러운 진압'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으나 '상황 파악'을 위해 띄운 2대의 'Bell-412' 대형헬기가 10여㎙로 저공비행을 하자 뜻밖에 대형 천막들이 프로펠러 바람에 휴지조각처럼 날아가 버린 것.

군데군데 피워 놓은 모닥불이 천막에 옮겨 붙고 노조원들이 이를 피해 우왕좌왕하는 사이 경찰은 연수원 운동장에 '무혈입성'할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날아가는 천막의 지지대에 맞아 몇몇 노조원들이 부상을 입고, "무방비의 시위대에게 너무 심한 행위 아니냐"는 항의도 잇따랐다.

경찰은 이날 진압병력에 여경 1개 중대 140명을 포함시켰다. 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쇠파이프로 저항하는 사수대와 유혈 충돌 등 불상사를 막고 롯데호텔 농성 진압 당시 불거졌던 '성희롱 시비'를 미연에 차단하자는 의도.

Ο.한편 이날 진압이 끝난 현장에는 적지 않은 양의 농성용 물품들이 그대로 남았다.

고급 등산용 텐트부터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물론, 박스째 버려진 라면, 도시락 등 먹거리와 시위 중간중간 애용한 것으로 보이는 고급 양주, 카드 등이 어지러이 널려 있었으며 일부 진압 전경들이 즉석에서 이를 챙기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수원측은 "농성기간에 발생한 쓰레기가 6만여평 부지에 무려 100여톤이나 버려져 있어 치우는데만 일주일, 연수원 기능을 회복하기까지는 한달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혁기자

hyukk@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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