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회사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총기를 난사, 동료 7명을 살해하는 올해 최악의 총기사고가 발생, 연말 분위기에 들뜬 미국인들을 경악시키고 있다.26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부근에 있는 인터넷 자문회사 에지워터 테크놀로지의 본사 사무실에서 이 회사의 직원 마이클 맥더모트(42)가 AK-47소총 등을 난사, 직원 7명이 사망했다.
뉴욕 타임스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맥더모트는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께 보스턴에서 약 25km 떨어진 웨이크 필드의 이 회사 본사 경리부에 들어가 동료들을 향해 10여분 간 총기를 난사했다.
목격자들은 사건 발생 당시 사무실에는 30~40명의 직원들이 봉급을 지불하기 위해 돈을 계산하고 있었으며 범인은 이들을 향해 8~10발의 총탄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현지 검찰은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이 3층 건물의 1층 로비에서 AK-47소총과 산탄총, 권총 등으로 무장한 범인을 발견, 현장에서 체포했다며 범인을 7건의 살인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인 맥더모트는 지난 3월 이 회사에 들어온 이후 회사 프로그램의 정상작동 여부를 감시하는 '소프트웨어 테스터'로 일해왔다.
동료들은 "그가 180cm의 키에 150kg의 거구로 긴 턱수염을 가졌으며 성격이 특이했다"고 말했다. 이웃 사람들은 "그가 무뚝뚝하고 풍자적이었지만 연하장을 보낼 만큼 다정다감한 측면도 있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범행동기에 대해 국세청(IRS)이 맥더모트의 세금납부실적이 좋지않아 봉급을 차압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가 무척 분노했다는 점을 들어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그러나 이날까지 그의 월급지불을 보류한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에지워터 테크놀러지사가 최근 주력사업을 인터넷 서비스쪽으로 집중하는 과정에서 25명을 해고한 사실이나 이 회사의 주가가 폭락한 점 등이 범행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美 직장내 주요 총기사고 일지
▦2000. 3. 20=텍사스 어빙 한 세차장 직원이 5명 살해. 범인은 사형선고.
▦1999. 12.30=플로리다 탬파 한 호텔에서 5명 살해. 재판 계류중.
▦ 11.3=워싱턴주 시애틀의 조선소 사무실에서 2명 사망하고 2명 부상.
▦ 11.2=하와이주 호놀룰루 제록스사(社)에서 7명 사망. 범인 무기징역 선고.
▦ 8.15=앨라배마 펠럼에서 30대 중반의 트럭운전사가 3명 사살. 사형선고.
▦ 7.29=주식 투자자인 마크 바튼(44)이 애틀랜타 2개 증권사서 13명 살해.
▦ 6.11=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오피스 빌딩에서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
▦1998. 3.6=코네티컷주의 복권회사 전직 경리사원이 회사간부 4명 사살후 자살.
▦1997. 12.18=캘리포니아주 오렌지에서 정비소 직원이 4명 사살. 범인도 사살됨.
▦ 9.15=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아이켄에서 공장 노동자가 9명 살해.
▦1995. 4.3=텍사스주 정유회사직원이 해고에 불만품고 직원 5명 사살후 자살.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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