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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틈새서 사랑을 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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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틈새서 사랑을 모았어요"

입력
2000.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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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환경미화원이 주민들이 버린 쇼파 틈새에서 나온 동전들을 모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양천구 소속 환경미화원 윤봉진(尹奉鎭~57ㆍ사진)씨. 윤씨는 지난해 1월 쇼파, 장롱, 냉장고 등 대형 생활폐기물을 수거, 분리하는 일을 맡게 되면서 한가지 고민에 빠졌다.

버려진 쇼파를 수거한 뒤 가죽과 나무, 스프링을 각각 분리하기 위해 뜯을 때 마다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이 나왔기 때문.

윤씨는 처음엔 쇼파를 수거한 곳으로 찾아가 주인에게 돌려주려 했다. 그러나 대부분 이사를 가면서 쇼파를 버린 사람들이어서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다 간혹 만난다고 해도 대부분 그냥 가지라며 윤씨에게 떠맡기기 일쑤였다.

윤씨는 결국 쇼파 틈새에서 나온 동전들을 모았고, 이렇게 2년동안 쌓인 돈이 무려 61만3,220원에 달했다. 윤씨는 최근 이 동전들을 자신이 소속된 양천구 청소행정과에 신고했다.

그러나 윤씨의 어려운 형편을 잘 알고 있는 청소행정과는 "불우한 이웃은 바로 윤씨"라며 돈을 돌려줬다. 윤씨는 15년전부터 위궤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와 실업자인 자녀 3명을 거느린 가장이다.

윤씨는 그러나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에 쓰겠다고 고집했고 결국 양천구는 윤씨의 뜻을 존중, 저소득 가구 3세대를 뽑아 각각 20여만원씩을 전달키로 했다.

윤씨는 "1979년 서해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중국영해를 침범, 1년동안 억류됐다 풀려난 경험이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작은 동전도 어려운 사람들 한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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