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파서 울음을 터뜨린 적도 수없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젠 다 나아 학교도 다니고 친구들과 뛰어 놀 수도 있어요."27일 오후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1층 강당에서는 올 들어 백혈병을 힘겹게 이겨내고 완치된 어린이 87명을 위한 조촐한 '병상졸업 잔치'가 열렸다.
2년간의 백혈병 치료과정을 극복, 6월 완치판정을 받은 박도빈(13)군이 감사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함께 자리한 어린이 환자들과 부모, 의료진,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은 눈물어린 박수를 보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유효림(11ㆍ여)양의 어머니 김경주(金京柱ㆍ34)씨는 "도빈이가 완치됐듯이 효림이도 완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픈 아이 보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이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백혈병 등 중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병원내 학업을 위해 지난해 7월 개교한 서울대 어린이병원학교(교장 신희영ㆍ申熙泳 소아과 교수)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는 치료중인 어린이 환자들이 틈틈이 익힌 '끼'를 선보이는 '학예 발표회'도 열렸다.
아이들은 합창, 바이올린 연주 등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병마의 고통을 잠시나마 털어냈다. 행사에서는 또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노래자랑 순서도 마련돼 아이들을 즐겁게 했다.
백혈병 치료중인 이영규(12)군은 "너무 힘들지만 엄마ㆍ아빠 마음을 덜 아프게 하며 꼭 다 나을 것"이라고 대견하게 말했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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