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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이강복 대표 / "내년 한국영화에 2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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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 이강복 대표 / "내년 한국영화에 200억 투자"

입력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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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 것 같지 않다" 고 했다. "너무나 갑자기, 빨리 와 당황스럽다" 고도 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한 편으로 올해 국내 한국영화 흥행 1위, 미국 직배사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린 외화 흥행 1위, 그리고 해외수출 1위를 기록했다.CJ 엔터테인먼트를 맡은지 불과 16개월 만에 이강복(48) 대표는 올 한국영화계의 최고 인물이 됐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일반기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대중성'을 얻었다. 기분 나쁘지 않다."

그가 제일제당 원료사업 부장에서 CJ엔터테인먼트 책임자로 온 것이 지난해 8월. 영화의 문외한인 그의 눈에도 뚜렷한 방향성이 없어 보였다. 자신감도 보이지 않았다. 몇 년 동안의 실패로 한국영화 투자에도 소극적이었다.

한달 동안 그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기만 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투자 배급사로서 한국영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돈은 못 벌 것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돈(투자)만 대는 것으로 참여했다고 할수 없다. 영화를 잘 만들고 흥행에 성공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CJ엔터테인먼트가 창투사와 다른 점이다."

우선 직원 모두 뛸 수 있는 길과 목표부터 만들었다. 최악일 경우 한국영화에서 1년에 50억원씩 5년간 250억원을 날릴 각오를 했다.

"대신 배급과 멀티플렉스 CGV운영으로 전체적으로는 흑자를 맞출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30억원 짜리 '공동경비구역 JSA' 를 선택했다. 그는 자신이 있었다. "소재, 캐스팅, 작품 속 유머가 통할 것이라 생각했다. 서울 관객 100만명은 내다봤다."

베니스영화제 본선진출과 해외수출로 결국 효자노릇을 한 '섬'도 그렇게 생각했다. 때론 '킬리만자로'나 '행복한 장의사' 처럼 작품이 만족스럽지 않으나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두 작품과 '단적비연수', 내년 5월 개봉할 '무사'(감독 김성수)까지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으로 투자했다.

'섬' 을 빼면 모두 30억~ 50억원 이나 되는 덩치가 큰 것들이다. "시나리오를 읽고 결정한다" 고 했다. 지금까지 그는 1차 걸러서 올라온 시나리오 30편을 읽었다.

CJ엔터테이먼트의 3관왕 조짐은 연초부터 있었다. 드림웍스(지분 13%투자)의 '아메리칸 뷰티' 가 아카데미상을 휩쓸면서 그 분위기가 국내 흥행(서울 40만명)으로 이어지더니 6월에는 '글래디에이터' (자체집계 서울 124만명) 가 올해 최다흥행 외화로, 지금은 '치킨 런'(26일 현재 서울 30만명)이 달리고 있다.

이강복 대표는 "외화쪽 우리의 강점은 좋은 영화를 더 크게 흥행시키는 마케팅, 자체 배급망을 갖고 작품을 적절히 배열하는데 있다" 고 했다.

그는 8월 아뮤즈사와 손잡고 일본 배급망도 뚫었다. 내년 3월 '치킨 런'으로 일본 배급을 시작하지만, 최종 목표는 한국영화에 있다. 올해 단일국가 단일작품 최고액인 '공동경비구역 JSA' 200만달러를 포함한 한국영화 수출액 270만 달러도 시작해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CJ엔터테인먼트를 한국영화를 끝없이 만드는 스튜디오로 키우고 싶어한다. 그 추진력을 '공동경비구역 JSA'가 주었다. 그래서 내년에도 한국영화에 200억원을 투자한다.

원래는 한 3년쯤 있으면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영화에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못뺀다고들 하던데.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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