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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출신 조세핀 라이트 / 제주 해녀로 뛰어든 '푸른눈 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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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출신 조세핀 라이트 / 제주 해녀로 뛰어든 '푸른눈 처녀'

입력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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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의 외국인 처녀가 제주 해녀로 입문했다.호주 멜버른 출신의 인류학도 조세핀 라이트(29)씨는 24일 제주도 남제주군 성산읍 온평리 속칭 '냇빌레' 잠수탈의장에서 해녀 입문식을 가졌다.

고향 멜버른에서 온 부모와 마을 해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내기 해녀로서 신고식을 마친 라이트씨는 이날 다른 해녀들과 함께 차가운 겨울바다로 뛰어들어 첫 물질에 나섰다.

미국 메릴랜드주립대에서 인류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관련 연구서를 보다가 제주해녀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93년 서울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했고 신고식을 하기 한달 전부터 성산일출봉 동쪽 마을인 온평리의 해녀 현미자(60)씨 집에 둥지를 틀었다.

라이트씨는 앞으로 1년간 해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힘든 노동인 물질과 밭일까지 몸소 체험하며 제주 해녀의 특성을 연구해 호주 캔버러국립대 아시아ㆍ태평양연구소에 인류학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라이트씨는 제주 여성들이 고된 잠수작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독특한 생활상에 주목해 논문을 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달여간 외국인 처녀의 생활을 지켜본 어촌계원과 해녀들은 진지한 태도에 감명을 받고 어촌계 준회원으로 가입시키기로 했다.

라이트씨는 "해녀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직접 체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해녀생활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며 "해녀복을 입고 바닷속에 들어가보니 마치 바다와 결혼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서귀포=김재하기자

jaeha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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