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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피플 / (7)김동문-나경민조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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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피플 / (7)김동문-나경민조 탈락

입력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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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8강전 직후인 9월18일 밤. 나경민의 소속팀 대교눈높이팀의 서명원 감독은 서울의 회사로 전화를 걸어 풀죽은 목소리로 "경민이가 떨어졌어" 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대교홍보팀장은 "감독님, 장난하지 마세요"라며 전혀 믿으려 하지 않았다.세계최강 김동문(삼성전기)-나경민(대교눈높이)조의 금메달 가능성은 말이 90%였지, 다들 '떼논 당상'이라고 믿었다.

김-나조는 1997년 9월 미국오픈부터 99년3월 전영오픈 8강서 패할 때까지 51연승(국제대회 11회 연속우승)을 달렸고, 올림픽개막전까지는 39연승을 질주했다. 적수가 있다면 중국의 리우용-게페이 정도.

세계랭킹 7위인 중국의 장준-가오링조에 0-2(11-15 1-15)로 완패할줄 아무도 몰랐다. 그것도 2세트서 1점만 뽑는 수모를 당했으니 배드민턴 관계자들이 "마치 귀신에 홀린 것 같다"고 탄식한 것도 이해할만하다.

결국 김-나조는 한국올림픽출전사상 가장 큰 이변의 희생자로 기록됐다. 한국배드민턴은 이후 남자복식의 이동수-유용성조와 김동문-하태권조(이상 삼성전기)가 분전, 나란히 은,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92년 정식종목이 된 이후 처음으로 '노골드'에 그쳐야 했다.

이 여파로 한국은 시드니올림픽에서 금8, 은9, 동메달 11개로 종합 12위에 그쳐 5회 연속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김-나조의 금메달획득 실패는 '한국 엘리트체육의 한계'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한국이 믿었던 유도에서의 참패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의 부진도 이처럼 충격적이지 않았다.

비인기종목인 펜싱 김영호의 금메달과 남자하키의 은메달 획득으로 위안을 얻기는 했지만 한국엘리트체육의 한계와 메달종목의 편중성이 가져온 위험성을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찌보면 다행일 수 있다. 국력을 위한 체육, 국민사기를 높이기 위한 체육보다는 참여하는 체육, 생활속의 체육으로의 방향전환이 시급하다는 것을 교훈으로 주었기때문이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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