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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신예항모 설계결함 묵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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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신예항모 설계결함 묵인 파문

입력
2000.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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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실전 배치될 예정이던 프랑스의 최신예 원자력 항공모함 샤를르 드골 호가 잇단 사고와 설계 결함으로 2002년까지 작전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프랑스 국방부는 25일 샤를르 드골 호의 대형 동력 추진 프로펠러가 잘못 설계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건조비만 200억프랑(3조 4,000억원)인 이 항공모함은 본격 출항을 앞두고 지난 달 카리브해로 마지막 시험항해를 나갔다 마의 버뮤다 삼각지대 부근에서 동력 추진 프로펠러 날개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 해군본부가 있는 프랑스 남부 툴롱 항으로 긴급 귀항했다.

사고 직후 이 프로펠러를 제작한 아틀란티크 앵뒤스트리의 노동총연맹 대표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애초에 프로펠러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해군 관계자 모두가 알고 있었다"고 폭탄선언을 하면서 군 내부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 왔다. 해군 수뇌부의 인책론은 물론 군수품에 대한 품질관리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다.

직경 6m, 총중량 19톤의 항공모함용 프로펠러가 설계됐을 당시 군수 전문가들 사이에서 프로펠러의 안전성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된 사실도 새로 드러났다.

지난 1일 프로펠러 설계도가 보존돼 있던 해군 창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설계도가 불 타 없어지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프랑스 국방부는 프로펠러의 결함여부에 대해 자체조사에 착수했다.

샤를 드골호는 안전성에 문제가 드러난 프로펠러 2개를 새로 달아야 할 뿐 아니라 여분의 프로펠러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프로펠러가 완성되는 2002년까지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해군은 이미 미국과 네덜란드의 회사에 프로펠러를 주문한 상태다. 프랑스의 신예 함재기인 '라파엘'을 발진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8노트의 추진력을 낼 수 있는 이 프로펠러 장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프로펠러의 설계 결함은 프랑스에 치명적인 전력 손실을 입힌 셈이다.

프랑스 해군은 샤를르 드골 호가 곧 진수할 것으로 예상, 코소보전에서 위력을 발휘한 항공모함 '포흐'를 지난 달 브라질 해군에 팔아버린 상태다.

샤를르 드골 호는 활주로의 길이가 짧게 설계돼 탑재 항공기가 이륙하는데 안전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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