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의 확산으로 스피드가 더욱 중요해진 요즘, 젊은 역동성은 곧 바로 성공의 조건이다.BMW는 그런 점에서 새로운 '성공의 상징물'로 꼽힌다. 최근엔 BMW 브랜드 이미지가 오히려 성공한 국내 오너 벤처 기업가와 펀드매니저 들에게 품격과 권위를 더해주는 역할을 할 정도다.
세단형 BMW 740.i를 직접 몰고 출근하는 BMW코리아㈜의 김효준(金孝俊ㆍ43)사장은 BMW를 "감성적인 제품"이라고 서슴없이 표현한다.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된 차내 디자인과 연동된 동체(動體)와의 일체감은 핸들을 직접 잡았을 때만 전달되는 감성적 '경험'이라는 설명이다. 독일 BMW사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해외 현지법인 총책임자로 올 8월 전격 발탁한 김 사장은 취임 직후 독일 본사 임직원들에게 약속을 했다.
IMF이후 추락한 국내시장의 판매 대수를 몇 %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수치상의 목표는 아니었다. 한국에서도 BMW 고유의 철학과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마련하겠다는 포부였다.
김 사장은 이 같은 공감대의 장(場) 마련에 숨돌릴 틈이 없다. 그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연일 서울을 비롯해 대구와 광주, 대전 등을 돌며 올해 처음으로 시작한 전국 BMW고객 사은의 밤을 갖고 있다.
"품질과 가격 자체만으로는 힘들다. 서비스와 브랜드 이미지가 유일한 승부수가 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주요고객의 자녀가 수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 까지도 꾀고 있을 정도.
그에겐 서비스 정신이 곧 '벤처 정신'이다. 그는 항상 직원들에게 "제품은 물론 서비스에서도 BMW의 브랜드 명성을 창조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BMW를 팔 때는 제품뿐 아니라 '경험' 속에 농축된 BMW의 서비스 정신을 함께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벤처-세일즈' 정신이다.
물론 올 초 호황이었던 증시의 영향도 컸지만 국내에서 BMW 판매량은 3년 전 IMF체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연말에는 1,650대란 판매 목표를 무난히 경신할 전망이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에는 김 사장의 순발력 있는 마케팅 전략도 한 몫을 했다. 10월 개최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당시 세계 정상들의 의전용 차량으로 BMW가 채택되기까지 김 사장은 외교통상부에서 살다시피 했다.
'왜 우리나라 행사에 외제차량을 사용해야 하는가'라는 질타를 받으면 한국과 유럽연합(EU)간의 통상문제로 대화를 풀어나갔다.
"BMW와 현대차가 행사차량으로 공동 사용되면 한국 자동차 시장 개방에 부정적인 유럽 정상들에게 우리가 외제차에 대해 차별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
주한EU상공회의소 자동차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사장은 "BMW를 구입하는 연령층도 한층 다양해졌지만 아직 지방 세무서에선 BMW 차주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며 "결국 선택은 고객의 몫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1957년 1월 서울출생
1975년 덕수상고 졸-한국 방송 통신대(경제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국제경영 석사)
1994년 ㈜한국신텍스 대표이사 부사장
1995년 BMW 코리아㈜ 상무이사-BMW 코리아㈜ 전무이사
1997년 한국수입 자동차 협회(KAIDA) 이사 (현재)
1998년 주한 유럽(EU)상공회의소 자동차 위원회 회장 역임
1999년 BMW코리아 부사장
21c Executive Forum 부회장 (현재)
2000년 9월 BMW 코리아㈜ 사장 취임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자동차 위원회 회장 재선
신텍스그룹 회장인정 수상 (Chairman's Recognition Award)
여행,독서.
부인과 2남.
이제 시작 함. (내년 안에 90타가 목표)
맥주 2병, 소주 반 병.
명심보감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아는 지혜가 가득.)
김동연 (기획예산처 서기관, 정치학 박사), 백두봉 (전 영풍매뉴라이프보험 사장), 윤충렬 (디지털조선 부사장), 이기만 (서울은행 부장), 조재연 (변호사)
hyojoon.kim@bmw.co.kr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차한잔을 마시며
● 수입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정부와 소비자들의 시각이 많이 변하고 있다. 매우 긍정적이다. 일본에 비추어 볼때 앞으로 5년내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5%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 국내 수입차중 BMW가 3년 연속 판매고 1위를 달리는 비결은
"BMW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서 일 것이다. 성공을 원하는 젊은이나 성공한 중년층 등 고객 연령층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 BMW의 이미지중 안전성과 역동성도 중요한원인이라고 본다.
물론 각종 금융프로그램 등 서비스정신과 국내 유일한 BMW 중고차 매장 운영등 마케팅력도 한 몫을 하고 있다."
●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조언 한 마디
"수입 자동차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차량 에어백이 소개됐다.
이것이 단적인 사례다. 에어백은 이미 10년전부터 세계 자동차 시장에 소개된 것이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에어백을 생산하지 못해서 당시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생산자 위주의 정책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 사내에서 평사원들도 사장님을 이니셜인 'HJ' 로 부르는데
"BMW는 학력과 나이, 성, 직급 등에 대한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 일상적이다. 단지 성과가 평가의척도가 되다. 그리고 그 척도는 냉철할 정도로 공정하다. 그것이 이유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My 키워드
김 사장은 BMW코리아㈜내에서 모두에게 '김 프로(Pro.)'로 통한다. 이 말이 아니어도 그에게서는 '권위와 위엄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 역시 사람중심의 '인재경영'을 중시한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직원들에게 언제나 지도력(self-leadership)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강조한다. 이 같은 지도력을 갖추기 위해선 스스로 학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긍정ㆍ적극적인 자세 (Can Do Attitude)
할 일이 많아 다급해 하고 힘들어 하는 직원들에게 김 사장은 우선 자신이 할 일을 하나 하나 적어볼 것을 충고한다.
해야 할 일을 정리하다 보면 10개 이상은 안 된다는 게 그가 주장하는 '스스로 학습'의 출발점이다. 이 같은 자기 학습을 거치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신감이 표출된다는 게 그의 믿음이다.
▲경각심(Sense of Urgency)
일은 중요도에 따라 선후가 있다. 따라서 '해야 할 일(Things to Do)' 리스트를 만들 때 실천계획(Action Plan)은 가장 중요한 사항.
일의 순위는 세심한 경각심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 무결점주의 정신(Spirit of Zero Defect)
BMW가 자랑하는 '최고주의'의 배경에는 무결점주의 정신이 있다. 기술과 제품 뿐 아니라 서비스에서도 이 같은 정신이 살아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시간경영(Time Management)
스피드와 안전성, 효율성이 생명인 자동차업계에서 '만만디(慢慢的)'자세는 용납될 수 없다. BMW가 수입차 판매부문에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선 직원 각자가 효율적으로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매일 밤샘작업이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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