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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潟湖를 보호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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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潟湖를 보호할 이유

입력
2000.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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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시가지 너머로 펼쳐진 동해의 푸른 해수면과 시가지 안쪽 청초호의 시커먼 호수면이 너무나 대조를 이룬다.25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이 전해주는 석호(潟湖)파괴의 현장이다. 자연의 정화력과 인간의 오염 행위가 한눈에 대비되는 것 같아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청초호의 오염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60년대 이후 어항으로 사용하면서 황폐화했다.

그러나 이 호수가 현재와 같이 쪼그라들고 도심 속의 폐수처리장 처럼 변해버린 것은 지난 10여년간 사이다. 석호의 상징인 갈대밭은 사라지고 대신 아파트와 아스팔트정글이 되었다.

소위 관광도시개발 명목아래 이뤄졌다. 이런 무식한 개발행위가 환경보존에 대한 국민의식이 고조되는 기간중에 일어났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강릉에서 화진포에 이르는 10여 개의 석호도 마찬가지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강릉 경포호나 속초 영랑호도 수질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며, 도시에서 떨어진 송지호 화진호 등은 관광개발계획으로 앞으로 원래의 모습과 생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석호는 원래 바다가 모래의 이동에 의해 막힌 호수이다. 상류에서 흘러오는 담수와 바닷물이 섞여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바로 국토의 다양성과 생물의 다양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자연학습장이나 생태의 보고로서 미래가치가 높다. 습지는 쓸모없이 버려진 곳이 아니라 인간을 보호해주는 자연의 완충지대다. 석호는 강원도만이 가진 자연 재산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호에 신경을 써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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