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대표 "무임승차는 아니다"
2000/12/25(월) 19:23
김중권대표 "무임승차는 아니다"
"계파엔 신경 안써 黨개혁 주저않겠다" 실세대표 의지표명
"나는 국민의 정부에 무임승차한 사람이 아니다. 당의 정체성에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25일 자신도 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공신'이라는 주장을 폈다.
민정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6공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친 자신의 구여(舊與) 경력에 반발하는 당내 일부기류에 대한 공세적 대응이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거북해 할 '20억+а '까지 새삼 거론하며 자신을 해명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표가 된 뒤 당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얘기가 있다"고 말문을 연 뒤 "나는 김 대통령의 당선이 불투명할 때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합류, 대선전략자문회의 의장으로 정권교체에 작지만 보탬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김 대통령이 '20억원+а'에 대한 부담 때문에 나를 배려했다는 말이 있으나 당시 정무수석으로 노태우 대통령을 대신해 전달했을 뿐"이라며 "내 돈도 아니고 김 대통령이 스스로 공개한 마당에 전달자인 내게 부담을 느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날치기가 난무하던 90년대 초 법사위원장으로 있을 때 한 번도 날치기를 하지 않은 것이 김 대통령이 나를 주목한 인연의 시작"이라는 홍보도 곁들였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들은 의도적이다. 원외에다 당내 기반이 없는 이중약점을 딛고 당 장악을 확실히 하려면 취임 초기에 정체성 시비 등 불안요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 당에 더 이상 계파는 없다" "나는 계파에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당을 바꾸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발언들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계보가 엄연한 당 사정을 모를 리 없는 김 대표다. 그는 실세대표를 겨냥한 의지를 "당정, 대야관계에서 여당을 여당답게 하겠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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