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까지 15명의 각료 중 7명을 지명함으로써 차기 행정부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했으나 내각의 성격이 불분명한데다 이념과 정책지향성들이 제각각이어서 제대로 된 화음을 낼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워싱턴 포스트는 24일 부시 당선자가 절충주의적 입장에서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보이는 혼성 내각을 구성했다면서 이 같은 내각이 부분적으로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을 수는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불협화음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내각의 성비를 보면 남성 5, 여성 2명이며 인종별로는 백인이 5명, 흑인 1명, 히스패닉 1명으로 구성되는 등 인구통계학적으로 다양하다.
정치성향 역시 각료별로 차별성이 뚜렷해 비록 같은 공화당원이라도 향후 내각의 정책결정과정에서 분열상을 보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 예로 강력하게 낙태를 반대하고 사형제도를 찬성하는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부 장관 지명자와 낙태권을 옹호하는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환경청 장관 지명자의 정치적 관점은 서로 상충하고 있다.
또 각료 지명자들의 경력 역시 주지사, 상원의원, 고위관료, 기업경영자 등으로 상이해 이들이 내각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는데 있어 조화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것이다.
실제 강력한 기독교 보수주의자인 애쉬크로프트가 법무부 장관에 지명되기 전까지 공화당 내부에서는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과 폴 오닐 재무부 장관 등 5명의 각료 지명자들의 성향이 너무 온건해 공화당 내각의 보수적 색깔이 묽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게다가 공화당 내부 분열로 인해 핵심 각료인 국방장관이 지금까지 지명되지 못한 것도 내각 분열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부시 당선자의 통치 스타일을 고려할 때, 각료 지명자들의 관점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책임을 지고 있는 부문에 대해 부시 당선자와 입장을 같이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CNN 방송 앵커인 매리 매털린도 부시 당선자의 통치능력이 과소평가됐다면서 부시 내각이 조화를 이뤄 단순 총합 이상의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르킹스 연구소의 폴 라이트 부소장은 부시 당선자의 혼성적 내각 구성은 상ㆍ하원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한 힘의 역학관계를 반영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리언 파네타는 부시 당선자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와 협상을 벌일 수 있는 실용적 온건주의를 염두에 두었다고 평가했다.
최기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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