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장이 하루 남기는 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미 내년 캘린더쪽을 바라보고 있다. 증시가 연초에 많이 오른다는 이른바 '1월효과'가 재연될 수 있을 지에 대한 기대감에서다.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내년 1월 미국의 금리인하로 국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 증시를 출발점으로 전세계 증시가 반등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경기하강 불안감과 구조조정의 지연 우려감이 갈수록 번져가는 상황에서 1월 효과는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월효과는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1991년 이후 10년간 1월에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한 경우는 모두 다섯번으로 평균 4.9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월평균 등락률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70년 이후 미국 증시에서도 1월효과가 나타났다. 주가상승률 자체로 보면 2월이 가장 높았지만 '성장주 랠리'로 2월 주가상승률이 유난히 높았던 지난해와 올해를 제외하면 1월의 주가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전문가들은 연초 경제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는 데다 연말 보너스의 자금 유입과 12월 세금회피차원의 매각에 나섰던 자금의 U턴현상이 나타나는 것 등을 1월효과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1월에는 더욱 더 그 기대감이 크다. 내년 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당선자가 경기진작을 위한 새 경제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큰 데다 금리인하가 결정되면 국제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현대증권 정문찬 파이낸셜 컨설턴트는 "경기 경착륙과 나스닥시장의 붕괴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 30, 31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앞서 금리 인하를 전격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정보부장도 "연초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홍 부장은 "모든 악재가 다 반영된 만큼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질 이유를 찾기도 힘들다"며 "금리정책의 변화로 미국 시장이 안정을 찾는다면 연초 랠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연런瘦奔訃揚~ 추가 투입과 1월로 예정된 완전 개방형 뮤추얼펀드의 허용 등으로 증시에 유동성이 더욱 보강된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월효과는 없다
비관론도 만만찮다. 미국의 금리인하 정책이 위기에 빠진 신경제를 포함, 경착륙 직전의 경기를 얼마나 회생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1월초 4분기 기업 실적과 1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2000년 실적 및 1분기 전망 발표 등이 금리인하 기대감을 상당부분 희석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2,300포인트까지 떨어졌던 미국 나스닥지수가 기업실적 악화라는 악재를 충분히 반영한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며 "경착륙 우려감과 금리인하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1월 미국 증시가 파도타기 장세를 연출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국내 요인도 부담이다. 신한증권 강보성 연구원은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의 진전이 정체되고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매수주체는 물론 매기도 사라진 장세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하로 500선 전후의 바닥은 지켜진다 하더라도 외국인의 매수세만으로 550~580선의 두터운 매물벽을 깨뜨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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