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국민은행 연수원에서 국민ㆍ주택은행 노조원들의 농성이 25일로 닷새째 이어지면서 피로에 지치거나 혹한의 날씨로 인한 감기 등의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노조 지도부는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비해 사수대를 1,000여명으로 늘렸으며, 경찰은 노조원들의 자진해산을 유도하기 위해 이틀째 난방용 유류와 목재의 반입을 차단하는 등 하루종일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노조는 이날을 '가족방문의 날'로 지정, 전국에서 찾아온 400여 가족 1,200여명이 연수원 대운동장 한켠 '만남의 장소'를 찾았다. 밑반찬과 내의류 등을 들고 대전에서 아들을 만나러온 이모(69)씨는 "왜 잘하고 있는 은행들을 합치겠다고 난리를 치는지 모르겠다"면서 "무사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라며 한숨지었다.
노조지도부는 이날 '투쟁력 유지'를 위해 분회별로 외출증을 1장으로 한정 발급하고 환자, 식음료 반입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조합원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노조는 또 26일 두 은행 본점과 각 지점의 전산망 가동을 봉쇄하고 다른 은행과의 연계망을 차단하기 위해 전산부 전직원 800여명을 농성장으로 집결시켰다. 조합원들은 오후에는 5,000여만원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아 '직장인 사목 모임'에 전달하기도 했다.
경찰은 "영업 개시일인 26일부터는 당장 국민들의 큰 불편이 우려되기 때문에 해산작전을 마냥 미룰 수 만은 없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일단 자진해산을 기다린다는 방침이어서 아직 진압시기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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