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가 22일 존 애쉬크로프트(58) 상원의원(미주리주)을 임명하자 시민단체 등 진보진영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시민단체 등은 애쉬크로프트의 임명에 대해 "그는 법을 집행할 재목이 아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시민권리 찾기 운동 단체를 이끌고 있는 랠프 니즈는 "애쉬크로프트는 미 상원의원중에서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가장 억압한 인물중의 한명"이라고 혹평했다.
애쉬크로프트에 대한 진보진영의 반발은 그가 골수 보수주의자이기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낙태를 반대하고 사형제도를 옹호하고 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성추문 사건 때는 대통령 탄핵에 가장 앞장섰었다.
특히 그는 미주리주 주지사 시절 주대법원 판사로 추천된 흑인 판사에 대해 "너무 진보적"이라며 지명을 거부, 흑인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줄리안 본드 의장은 "애쉬크로프트의 임명으로 미국의 통합 노력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부시 당선자는 "애쉬크로프트는 정치에 의해서가 아니라 원칙에 의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애쉬크로프트의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의회 인준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가 인준을 통과한다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진보주의자인 재닛 리노 장관이 이끌던 미 법무부의 대폭 개편도 전망된다.
예일대와 시카고대 로스쿨을 졸업한 애쉬크로프트는 1994년 상원의원에 당선되기 전 미주리주 법무장관과 주지사를 지냈다. 지난달 7일 실시된 상원의원 선거에서 재선을 노렸으나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진 민주당의 멜 카너핸 전 미주리 주지사에게 패배했다.
로스쿨 재학시절 동창으로 만나 결혼한 부인 재닛 하버드대 교수와 3자녀를 무척 아끼는 가정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피아노를 잘 치는 그는 4중창단 '노래하는 상원의원들'의 멤버이기도 하다.
/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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