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총재 사퇴 향후전망장충식(張忠植) 한적 총재의 전격 사임으로 한적 위상에 걸맞는 차기 총재 임명과 한적 개혁이 당면 현안으로 떠올랐다.
장 총재 사퇴는 북한과의 갈등, 내부 인사문제 때문이다. 장 총재에 대한 북한의 비난 후 장 총재는 도피성 외유에 나서는 등 '민망한' 행보를 보였다. 또 일본 외유를 권하면서 장 총재와 불화를 빚은 박기륜(朴基崙) 전 사무총장을 장 총재가 전격 해임하면서 한적은 내분으로 치달았다.
박 전 총장 해임 이틀만에 장 총재가 사퇴함으로써 대북 문제와 한적 내홍은 일단 정리됐으며, 내분 치유와 개혁의 중책은 차기 총재로 넘어가게 됐다. 물론 결과적으로 북한이 한적 총재를 교체해버린 모양새가 됐다는 점은 정부 당국의 부담으로 남는 대목이다. 또 사무총장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적 업무구조, 350억원에 이르는 적십자병원의 누적적자 및 한적 운영의 비효율성 등도 차기 총재가 떠맡게 될 난제다.
차기 총재 선출을 위해 28일 개최될 중앙위원회는 향후 한적 위상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듯하다. 중앙위원회가 종전대로 '낙하산식' 총재 선출 관행을 연출하지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중앙위원 28명(총재 포함)중 8명이 통일부 장관 등 정부인사이며 나머지 중앙위원 상당수가 기업체 대표들이어서 총재 선출에 정부의 낙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 퇴임 일문일답- "차기총재 비정치인 적합"
장 총재는 24일 "내년 2월말 3차 이산가족 방문단 사업 등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사퇴하며 차기 총재로는 비정치인이 적합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퇴임소감은.
"생각의 차이로 북쪽에 마음의 상처를 준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있을 3차 이산가족 방문 사업이 나 때문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박 총장 해임문제를 적십자 개혁과 관련해 언급했는데, 개혁과제는.
"3,000만원 이하의 자금 결재와 과장급 이하 인사발령은 사무총장 전결 사항이다.
결재권이 없는 총재는 외부행사에나 참석하는 셈이다. 이 제도를 고쳐야 한다. 비상임 부총재 2명 중 한 명을 사회경험이 많은 인사로 임명해 결재권을 부여해야 한다. 또 350억원에 이르는 적십자병원 적자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차기 총재는 어떤 인물이 적당한가.
"독립성이 중요한 한적 총재에는 정치를 하지 않은 분이 왔으면 좋겠다.
서영훈(徐英勳) 전 민주당 대표의 경우 한적 사무총장을 지냈고, 프로 정치인이 아니어서 괜찮다고 본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서영훈씨 한적총재 맡을까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전 대표가 한적 총재로 강력하게 거론되면서 그의 거취에 또 다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 전 대표 자신은 24일 기자와 만나 "한적 총재는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자리가 아니다"고 전제, "선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내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입장에 있지 않으며 그것은 예의도 아니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그의 측근들은 "아마도 많은 고민을 하실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 두려는 쪽이다. 실제로 서 전대표는 지난 8월 한적 총재를 맡기 일보직전 까지 간 적이 있다.
서 전 대표는 민주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평의원으로 나름대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 한적 보다는 의정활동에 더 관심이 있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서 전대표가 한적 총재로 가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서 전 대표의 짧은 '정치 역정'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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