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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합병주도권 벌써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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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합병주도권 벌써 신경전

입력
2000.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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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벌써부터 합병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율이 이뤄지지 않은 내용을 보도자료로 뿌리는가 하면, 아예 잘못된 공시까지 해서 정정공시를 하는 해프닝까지 빚고 있다.국민은행은 합병발표 당일(22일) 오후 기자들에게 '합병은행 이름은 국민은행으로 하고 존속법인 역시 국민은행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하지만 정작 김상훈(金商勳)국민은행장과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은 "합병은행 이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존속법인 문제도 신설법인 설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택은행측이 발끈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국민은행측은 "발표가 급히 이뤄져 사전에 작성한 자료를 배포하느라 문제가 발생했다"고 발뺌했다.

이번에는 주택은행측의 반격. 주택은행은 같은 날 증권거래소에 '합병비율은 양해각서(MOU)체결 전날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한다'고 공시했다. 곧 이어 주택은행 관계자는 "전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할 때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비율은 1.455대 1이며, 주식교환비율은 1.88대 1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국민은행측은 "MOU상에 합병비율은 시장가치를 기준으로 하되 자산-부채 실사를 통해 추후 조정한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 같이 공시한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력 반발했다.

주택은행측은 이에 따라 다음날인 23일 오전 MOU상의 내용대로 정정공시를 내야 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합병이라는 것이 워낙 예민한 것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하지만 서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벌써부터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은 합병은행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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