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서 거론하는 정계개편 시나리오 중 '3김 연합론'에 대해서는 김종필 명예총재가 이끄는 자민련은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측도 조건부 검토 의사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특히 YS와 JP 양측에서는 "우선 자민련과 상도동계가 손을 잡자"는 얘기들이 나온다.
이와 관련 자민련 한영수 부총재가 최근 두 차례 상도동 자택으로 YS를 방문, 자민련과 상도동계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양측모두 민주당과의 단순 합당에는 반대하고 있다. JP는 21일 자민련 의원 9명과 만찬을 함께 하며 "지금 어떻게 합당을 생각할 수 있겠느냐"며 합당 불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상도동측 대변인 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22일 "YS가 'JP의 역할이 남아 있다'고 말할 정도로 양측간의 관계가 호전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한동 총리와 자민련 김종호 총재대행에 이어 최근 한영수 부총재가 상도동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박의원은 '3김 연합론'에 대해 "단순히 수를 채우기 위한 정략적 차원의 개편에는 응할 수 없지만 구국을 위한 차원에서 명분이 주어진다면 3김연합도 신중히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YS가 지역 화합과 민주화.근대화 완성 등을 명분으로 내건 3김 연합에 참여하려면 먼저 김대중 대통령이 태도를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김대통령이 당운영에서 2선 후퇴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자민련 고위 당직자도 "단순히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안에는 응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3김연합처럼 큰 틀의 정계 개편이 이뤄진다면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의 측근은 "우리는 YS세력과 손을 잡아 독자적 교섭단체를 만든 뒤 정국안정을 위해 민주당과 선택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영수 부총재는 "민주-자민련의 합당 추진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결국 때가 되면 3김씨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같이 예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의 소장파 의원들은 3김연합론에 대해 "흘러가는 3김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며 "3김이 대권 후보에 대한 이견 때문에 연대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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