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를 틀어놓고 자살을 기도했던 한 젊은이가 동거녀의 저지를 받고 단념한 뒤 '안도의 담뱃불'을 붙이다가 결국 가스폭발로 사망했다면 자살일까 사고사일까.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이선희 부장판사)는 22일 김모(사망당시 24세)씨 유족들이 삼성ㆍ교보생명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김씨가 무의식중 담뱃불을 켠 만큼 자살로 볼 수 없다"고 판시, "원고에게 4,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성적불량으로 대학에서 제적된 것 등을 비관한 김씨가 집에서 LP가스를 고의로 틀어놓고 잠을 잔 것으로 볼 때 자살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를 발견한 동거녀가 창문을 열어 자살이 수포로 돌아간 뒤 김씨가 무의식중에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불을 켜다 가스가 폭발한 만큼 이를 자살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지난해 8월 김씨가 화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사망했으나 보험사측에서 자살로 인한 사망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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