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연초 민주당사 방문 및 당무회의 주재 계획이 여권 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김중권 대표는 21일 후속 당직 인선이 발표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김 대통령의 당사 방문을 건의했는데 김 대통령이 '연말에는 바쁘니 연초에 가겠다'고 말했다"고 밝혀 이같은 계획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런데 청와대쪽의 기류는 상당히 달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2일 "실무적으로 전혀 검토가 안된 사안"이라고 전제, "김 대통령이 약속했다는 부분도 한번 검토해 보겠다는 뜻일 것"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여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당사 방문은 국정에 전념하는 이미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고개를 갸우뚱한 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중요한 시기에 특정 당파의 수장 모습으로 연출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의 당사 방문 추진은 사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8년부터 연초마다 당쪽에서 건의가 있었으나 김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던 시절에도 이런 건의는 번번이 좌절됐었다.
상황이 미묘해지자 당 내에서도 양론이 엇갈렸다. "당의 단합과 당원의 자신감 회복이 중요한 만큼 당사를 방문,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적극론이 있는가 하면 "새 대표 체제의 조기 안정을 위해 김 대통령을 끌어 들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