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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갑종 쌍방울 법정관리인 / "환부는 과감히 도려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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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갑종 쌍방울 법정관리인 / "환부는 과감히 도려냈죠"

입력
2000.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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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방만했습니다. 적자사업이 수두룩한 데다 최종 결제에 이르기까지 7단계를 거쳐야 하는 수직적인 경영방식도 문제였고 직원들의 사기도 엉망이었습니다. 과감한 구조조정만이 해결책이었죠."서울민사지법 파산부가 최근 '올해의 관리인'으로 백갑종(55) 쌍방울 법정관리인은 '현장중심의 역동적 경영'을 통해 1년여만에 회사를 회생궤도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9월 쌍방울에 부임한 그는 '회생 불가'라고 판단한 5개 사업부를 과감하게 털어내고, 간부급 직원 200여명을 내보냈다. 지루한 결제과정을 3~4단계로 줄여 수평적인 경영구조로 전환했고, 사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손익회의'를 개최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직영 매장도 대부분 위탁 매장으로 바꿨다.

현장을 유달리 중시하는 백 사장은 요즘도 전문점과 도매점,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소비자들을 만나 의견을 묻는다. 쌍방울 제품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판단이 기업 흥망을 가름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부임후 소비자들과 직접 부딪치면서 쌍방울이 20대 젊은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주요 소비계층으로 부상하는 이들을 붙잡기 위한 고심 끝에 백사장은 지난 4월 속옷 브랜드 '이끌림'을 내놓았다.

20대의 주무대가 인터넷이라는 점에 착안해 8월에는 '인터넷 속옷 패션쇼'라는 이색적인 이벤트도 시도했다. 그 결과 98년 2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쌍방울은 지난해 1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올해엔 그 규모가 220억원으로 급증했다.

"어려울수록 공격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백사장은 경기침체로 고전이 예상되는 내년 영업목표를 올해보다 높게 잡고 있다. 전남 목포고와 고려대를 나온 백사장은 기획원을 거쳐 의류업체인 신원 사장을 지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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