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혹한' 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마련인 비즈니스계에 관한 영화로는 올리버 스톤의 '월 스트리트' 와 제임스 폴리의 '글렌게리 글렌로즈' 를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미국 증권업계 거물의 비정한 승부욕과 부동산 영업 사원의 애환을 다룬 두 편의 영화는 '보일러 룸 (Boiler Room)' (스타맥스, 15세)의 주인공인 증권 브로커들의 필수 감상 영화이기도 하다.
백만장자의 꿈을 안고 증권 브로커 세계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며 대사를 달달 외울 정도이다.
'보일러 룸' 은 뉴욕 증권거래소나 월 스트리트와 한참 떨어진 외곽에 사무실을 둔 JP 말리라는 증권회사를 무대로 하고 있다.
이 회사 젊은이들이 하는 일은 카드회사로부터 명단을 빼낸 의사, 변호사 등의 중상층 남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컨택트 스포츠'이며, 거래가 성사되면 통산 5%인 커미션의 4배를 받는다. JP 말린이 어떤 회사인가는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알아챌 수 있다.
JP 말린의 전모를 파헤치는 젊은이는 대학을 자퇴하고 24시간 불법 도박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다, 입사 권유를 받은 샛(지오바니 리비시)이다. 그는 엄격한 판사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으로 일확천금의 꿈을 키우게 된다.
샛이 입사하여 받게 되는 교육은 자본주의의 부정적 일면을 극대화한 것에 다름 아니다. "27세면 이 바닥에선 늙은이다. 3년 안에 백만장자가 되지 못하면 끝장이다.
과로, 야근은 필수다. 자선 단체나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게 아니니 눈 감고 즐겨라. 3달 안에 옷장을 최고 브랜드로 채우고 사장, 거물처럼 행동해라. 여자와 소액 투자자는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15분마다 난리를 치니 상대하지 말라"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하여 데뷔한 27세의 젊은이 벤 영거는 최연소 뉴욕시 선거 참모, 주식 중개인 등의 다양한 이력을 거쳤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1999년 작 '보일러 룸' 은 그래서 빨리 성공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심리를 꽤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감상 포인트/주식 투자에 발을 디민 분들이 본다면 거래를 중단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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