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미러(The Mirror)'에 아주 기발한 커버그림이 나왔다. 유럽지도 위에 빨간 화살표로 영국의 위치를 표시했다.사연인즉 부시 미 대통령 당선자가 국제문제에 문외한이어서 영국이 어디 있는지를 알려줘야 할 판이라고 꼬집는 것이었다. 부시가 영국이 어디 붙었는지 모를 리야 없겠지만, 미국과 특수관계를 갖고 있는 영국마저 부시의 등장이 미덥지 않은 모양이다.
■우리 신문들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며칠 전 김대중 대통령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으니 말이다. 부시가 "파월 장군, 한반도 문제는 어떻게 된 거죠?" 라고 물어보고 그의 기라성 외교 참모들이 작전지도를 걸어놓고 브리핑을 했었을지도 모른다.
19일 워싱턴에 개선한 부시는 클린턴과 만나 정권인수와 미사일 협상 등 북한문제를 꽤 논의한 모양이다.
■클린턴은 대북협상을 마무리하고 임기를 끝내고 싶었던지 부시에게 방북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듯이 정권이양이라는 정치적 수렁 때문에 질척이고 있다. 부시도 클린턴도 쉽게 결론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뒷맛이 개운치 않고, 북한도 선거를 전후해 대미협상에 뜸을 들이고 있다. 어떻게 결론이 나든 짐은 부시의 것일 수밖에 없다.
■부시와 김정일의 미사일게임은 이미 시작된 것이 아닐까. 두 사람은 아버지의 대권과 유산을 물려받은 흔치 않은 권력자다. 좋든 싫든 마주치게 될 운명이다.
부시 팀은 과거의 적을 두 부류로 나눴다. 중국과 러시아처럼 변화를 시도하는 측은 대화 상대로, 사담 후세인 같은 호전적 체제는 제거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외교 팀의 눈에 북한은 어느 쪽일까. 임기가 끝나는 4년 후 쯤 부시 대통령은 가장 북한을 잘 아는 미국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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