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가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 언제나 당대의 고민거리를 이야기했다. 복제 인간도 사실 처음은 아니다.마이클 키튼 주연의 '듀플리시티' 에서는 복제된 인간이, 아무리 궂은 일을 다 처리해 준다 해도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누구나 어떤 문제를 이야기 할 수 있다. 논의의 심층이 문제다. '6번째 날(The 6th Day)'은 조물주가 인간을 만든 바로 6번째 날을 의미한다.
인간 복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항공 조종사가 우연히 자신이 복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자신을 복제한 무리와 맞서 싸운다. 영화의 시간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이다.
동물의 복제가 허용된 미래, 아이들은 강아지가 죽으면 '리펫'사에 의뢰, 똑 같은 동물을 만들어 낸다. 생전의 기억이 그대로 복제된 동물은 주인의 습관까지 기억할 정도로 과거와 똑같다. 물론 이때에도 인간 복제는 금지된다.
하지만 마이클 드러커(토니 골드윈)과 그리핀 위어 박사(로버트 듀발)는 인간 복제를 은밀히 수행, 실수로 아담 깁슨(아놀드 슈워제네거)를 복제하게 된다. 인간 복제에 대한 합리화 논리는 단순하다.
"뇌 암에 걸린 아들에게 신장병에 걸린 아이는 장기 복제로 소생할 수 있지만, 인간복제는 금지돼 너는 살 수 없다고 말해야 하겠느냐"
여기에 '터미네이터' 에 버금가는 액션으로 인류가 축적한 인간복제 기술을 단숨에 박살낸다는 설정도 터무니없다. 게다가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터미네이터' 때보다 나이가 들고, 몸도 둔해졌다.
다른 복제 인간을 마구 죽이던 깁슨이 자신의 복제 인간과 형제애까지 느낀다는 설정은 어설픈 휴머니즘 혹은 자기 지배논리로도 보인다. 명백한 사실은 그럴듯한 시대적 현안을 액션영화에 끼워 맞추려는 할리우드의 욕망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자기 복제' 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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