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사람들만 사는 세상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잘나고 못남의 기준도 그리 반듯한 게 아니다. 못난 사람들이 대접을 받는 사회는 건강하다.드라마도 그러하다. 잘 생긴 주연만 있으면 드라마가 싱거워진다. 주연을 받쳐주는 조연들의 활약에 따라 드라마의 성공이 좌우된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외모가 빠진다는 말을 듣는 개그우먼과 개그맨 출신의 연기자 서춘화 조혜련 이재포가 맹활약하고 있다.
SBS '덕이' 의 장형일PD는 "한약 조제에 감초가 들어가듯 서춘화는 드라마에서 감초 같은 연기자" 라고 칭찬한다.
서춘화는 '덕이' 에서 안마사로 나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고,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 에서도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개그우먼으로 출발했지만 그가 빛을 낸 것은 드라마였다.
올 4월 시청률 50%대를 기록한 MBC 미니 시리즈 '진실' 에서도 주인공을 구박하는 친구로 나와 시선을 끌었다. 개그우먼 출신들이 드라마에서 주로 코믹연기를 선보이지만 서춘화는 정통 드라마나 홈드라마에서도 진중한 연기를 잘 소화한다.
서춘화는 "사람들이 저보고 못생겼다고 그래요. 하지만 연기자는 외모보다는 연기력으로 승부를 걸어야하지 않나요" 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조혜련 역시 탤런트를 연상시키는 외모와 몸매는 아니지만 특유의 연기 색깔로 각종 드라마에서 주연 못지 않는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는 요즘 SBS 수목 미니시리즈 '여자 만세' 에서 주연인 채시라의 친구로 나와 코믹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에서 주로 코믹 연기를 했어요.
앞으로는 정통 드라마에 출연하고 싶습니다. 저 못 생기지 않았어요." 조혜련은 반박하면서 "미의 척도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나요" 라고 되묻는다.
'미스터 Q' '은실이' 등 수십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이재포는 이제 개그맨이기보다는 탤런트로 연기에 일가를 이루고 있다. 그는 '여자 만세' 에서 채시라의 회사 상사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은실이' 의 성준기PD는 "천의 얼굴을 가진 천부적인 연기자" 라고 칭찬한다. 이웃집 아저씨같은 외모를 가진 이재포는 웬만한 주연급 탤런트보다 뛰어난 연기로 사랑을 받고 있다.
"서춘화와 이재포가 드라마에서 펼치는 연기는 외모와 형식으로 많은 것을 판단하는 사회 풍토가 잘못됐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 같아 좋아요. 조연들도 관심을 끄는 드라마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한 시청자가 방송사 인터넷에 띄운 시청소감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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